[박범신의 히말라야에서 보내는 편지]⑫ 야크에게서 배운다김형. 오르쇼(Orsho)에서 길은 두 갈래가 된다는 말을 내가 했던가요?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언덕을 지나 품부빙하가 녹아 흘러내리는 강을 건너면 페리체(Pheriche·4280m)가 나오고, 직진하여 계속 임자콜라강을 따라가면 딩보체(Dingboche·4360m)에 이르지요. 내려올 때 페리체를 거치기로 하고 우선 강을 따라가는 딩보체 방향을 선택합니다. 지도를 살펴본 바, 로체(Lhotse·8516m)나 피크38봉(Peak38·7591m)이 전방에 있어야 하지만 구름과 안개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굉음이 나서 고개를 돌리니 강 건너편에서 막 산이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나무 한 그루 없는 경사 급한 산이라서 풍화작용을 받아 이미 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