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그리움이 밀려 옵니다.방랑객. 2024.11.26 09:42그리움이 밀려 옵니다. / 박남규 시인검정 이불 껍데기는 광목이었다.무명 솜이 따뜻하게 속을 채우고 있었지.온 식구가 그 이불 하나로 덮었으니방바닥만큼 넓었다.차가워지는 겨울이면이불은 방바닥 온기를 지키느라낮에도 바닥을 품고 있었다.아랫목은 뚜껑 덮인 밥그릇이온기를 안고 숨어있었다.오포 소리가 날즈음, 밥알 거죽에 거뭇한 줄이 있는 보리밥,그 뚜껑을 열면 반갑다는 듯주루르 눈물을 흘렸다.호호 불며 일하던 손이방바닥을 쓰다듬으며 들어왔고저녁이면 시린 일곱 식구의 발이 모여사랑을 키웠다.부지런히 모아 키운 사랑이지금도 가끔씩 이슬로 맺힌다.차가웁던 날에도 시냇물 소리를 내며콩나물은 자랐고,검은 보자기 밑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