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중앙선데이 84

[사설] 새 한은 총재는 가계빚 관리에 만전 기해야

[사설] 새 한은 총재는 가계빚 관리에 만전 기해야 중앙선데이 입력 2022.04.02 00:23 이창용 후보자, 전임 총재의 아픈 곳 찔러 대출완화 등 새 정부 정책과 조율 잘해야 외환 등 대외 위험엔 과할 정도로 대비를 “통화정책은 포커게임처럼 내 패를 감춰야 하는 비협조 게임(non-cooperative game)이 아니라 패를 보여주고 상대를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하는 협조게임(cooperative game)입니다.” 지난달 31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임사에서 통화정책을 이렇게 비유했다. 시장과의 소통이 중요함을 강조하기 위해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말을 인용했다. 이 전 총재는 2014년부터 8년간 통화정책을 이끌었다. 한은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을 맡기 시작한 1998년 이후..

[선데이 칼럼] 힘 모아 돌부리 함께 치울 때

[선데이 칼럼] 힘 모아 돌부리 함께 치울 때 중앙선데이 입력 2022.03.12 00:30 정여울 작가 최근 들어 부쩍 ‘작가님, 사는 것이 너무 힘듭니다,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하며 눈시울을 붉히는 독자들이 많아졌습니다. 독자들의 고민을 듣고 있으면 저 또한 덩달아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제가 아는 온갖 문학작품과 제 삶의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여 독자들에게 위로의 말들을 전해 줍니다. 그래도 항상 지혜와 위로의 언어는 턱없이 모자랍니다. 아무리 정성스레 낱말과 문장을 매만져 결 고운 편지를 쓰더라도, 보여 줄 수 있는 사랑은 너무나 작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 아픔을 돌아볼 여유 따윈 없습니다. 한 사람에게 황금자루 주는 것보다 모두가 다치지 않는 게 더 중요 살아가기가 어렵고 힘든 ..

Free Opinion 2022.03.12

[취재 파일] 평화론과 안보론 이분법

[취재 파일] 평화론과 안보론 이분법 중앙선데이 입력 2022.03.05 00:26 최익재 기자 최익재 정치부문 기자 대선을 앞두고 여야 후보들의 막판 경쟁이 뜨겁다. 연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가시 돋친 비난전을 펼치고 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대북 정책에서 두 후보의 색깔 차는 극명하다. 이른바 이재명의 ‘평화론’과 윤석열의 ‘안보론’이 대립하고 있다. 이 후보는 “싸울 필요가 없게 하는 평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반면, 윤 후보는 “힘을 통한 억지력이 평화를 만든다”고 주장한다. 둘 다 논리적으로는 흠잡을 데 없이 옳은 말이다. 그럼에도 두 후보는 상대 후보의 약점을 부각시키기에 바쁘다. 윤 후보는 평화론의 허약함을, 이 후보는 안보론..

Free Opinion 2022.03.06

[취재 파일] 인플레이션 전쟁

[취재 파일] 인플레이션 전쟁 중앙선데이 입력 2022.02.19 00:26 황건강 경제부문 기자 전쟁에 이기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총력전(總力戰)의 시대. 2차 세계 대전에선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무기를 시험했다. 인플레이션도 그중 하나였다. 1942년 나치 독일은 ‘베른하르트 작전’이라 이름 붙인 위조지폐 유통 계획을 준비했다. 영국 파운드화 위조지폐를 대량으로 풀면 물가 급등으로 영국 시민들이 혼란에 빠지리라 기대한 것이다. 독일은 암거래 시장을 통해 위조지폐를 영국에 흘려보냈다. 당시 위조지폐 제작에 동원됐던 유대인 포로 아돌프 브루거는 자신의 경험을 담은 자서전 『악마의 작업장(The Devil’s Workshop)』에서 이 작전의 위력을 이렇게 묘사한다. “사업은 번창했고 어디서나 성..

[사설] 초단기 알바 215만명, 일자리 정책 민낯이다

[사설] 초단기 알바 215만명, 일자리 정책 민낯이다 중앙선데이 입력 2022.02.19 00:21 업데이트 2022.02.19 01:07 주당 17시간 이하 초단기 취업자 증가 전일제 근로는 줄어들고 고용의 질 추락 대선 후보에게 살아 있는 반면교사 돼야 문재인 대통령은 1호 공약으로 ‘일자리 정부’를 내걸었다. 대통령 취임 첫 외부행사가 ‘비정규직 제로(0)’선포였다. 또 청와대엔 ‘일자리 상황판’이 설치됐다. 하지만 이 상황판이 그 이후 더는 공개되는 일이 없었다. 퇴임을 3개월 남긴 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어떻게 됐을까. 이른바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간판 아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에 이어 ▶최저임금 1만원 달성 ▶공무원직 17만4000개를 비롯해 5년간 일자리 81만개 창출 ▶주 52시간제..

[사설] ‘잃어버린 30년’ 올 수 있다는 경제학계의 경고

[사설] ‘잃어버린 30년’ 올 수 있다는 경제학계의 경고 중앙선데이 입력 2022.02.12 00:21 무책임한 돈 풀기 공약에 재정적자 악화 일본식 장기 침체 경고 엄중하게 인식해야 투자 활성화, 생산성 향상 위한 해법 시급 정치권의 무책임한 포퓰리즘 공약이 현실화하면 한국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같은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경제학회 등 55개 학회가 참여한 ‘2022 경제학 공동 학술대회’에서 경제학자들이 내놓은 우려의 목소리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김인준 서울대 명예교수는 “재원과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은 손실보상, 선별과 보편 동시 재난지원금 지급, 기업 간 이익 공유제 등 포퓰리즘 정책이 난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심성 정책으로 국가채무 비율이 치솟으..

[선데이 칼럼] 선진국의 대통령이고 싶다면

[선데이 칼럼] 선진국의 대통령이고 싶다면 중앙선데이 입력 2022.02.05 00:30 김세정 SSW 프래그마틱 솔루션스 변호사 영국에서 눈병에 걸린 적이 있다. 영국의 의료시스템은 한국과는 좀 달라서 바로 안과병원으로 갈 수 없고 우선 가정의학과(GP)를 거쳐야 한다. GP에서 진료 의뢰서를 발급해 줘야만 안과 전문의를 만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이 매우 길다는 것이다. 길게는 몇 달까지 걸리는 전원 기간 대개의 질환은 저절로 낫거나 아니면 악화되기 십상이다. 한국식 의료시스템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이해하기도 참기도 어려울 정도로 느리지만,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는 것은 장점이다. 대부분의 의사는 영국 국가의료보험(NHS)에 소속되어 있어 진료비는 거의 무료다. 세금을 자원으로 ..

Free Opinion 2022.02.05

[사설] ‘제왕적 대통령’ 종식, 더는 미룰 수 없다

[사설] ‘제왕적 대통령’ 종식, 더는 미룰 수 없다 중앙선데이 입력 2022.01.29 00:21 여야 후보, 권력구조 개편안 잇달아 제시 대통령에 권한 집중된 ‘87년체제’ 극복을 후보들 개헌안 내놓고 국민 합의 거쳐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집권하면 기존의 청와대는 국민에 돌려주고, 대통령실은 광화문 정부 청사에 구축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대통령 집무실은 물론 관저도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는 사실상의 ‘청와대 해체’ 구상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7년 대선 당시 이와 비슷한 ‘광화문 집무실’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현실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1987년 민주화 이래 ‘제왕적 대통령’에서 벗어난 대통령은 아직 한 명도 없었다. 대통령들은 막상 집권하면 시내에서 떨어진 청와대에서 ..

[사설] ‘회색 코뿔소’가 다가온다…위험관리 잘해야

[사설] ‘회색 코뿔소’가 다가온다…위험관리 잘해야 중앙선데이 입력 2022.01.15 00:2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미국 금리인상 임박, 한국은 1.25%로 복귀 한은은 돈줄 죄는데 정부는 추경 돈풀기 고물가 잡겠다는 정책 효과 제대로 나올까 한국 기준금리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 어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에서 1.25%로 인상했다. 지난해 11월에 이은 두 차례 연속 인상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국내외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물가가 치솟고 있어서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2.5%가 오르며 2011년 이후 10년 만..

[선데이 칼럼] 고개 들어 하늘을 보자

[선데이 칼럼] 고개 들어 하늘을 보자 중앙선데이 입력 2022.01.08 00:30 업데이트 2022.01.08 01:16 이훈범 기자 이훈범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지난 세모에 ‘돈 룩 업(Don’t look up)’이라는 영화를 봤다. 천문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이 우연히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혜성을 관측한다. 학생은 지도교수에게 보고하고, 두 사람은 혜성이 인류를 절멸시킬 수 있는 크기라는 것과 그것이 지구와 충돌한 운명의 날짜가 6개월여밖에 안 남은 사실을 계산해낸다. 두 사람은 TV 토크쇼에도 출연하고 백악관도 방문해 닥칠 재앙을 경고하지만, 오히려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만다. 심지어 그들의 학교가 명문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시되기도 한다. 그러는 사이 혜성을 파괴할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며, 이윽고 혜..

Free Opinion 2022.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