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중앙일보 1258

통계에 잡히는 행복, 잡히지 않는 행복

오피니언 중앙시평 통계에 잡히는 행복, 잡히지 않는 행복 중앙일보 입력 2023.04.14 01:02 한국은 점점 살기 좋은 나라가 되어가고 있음이 분명하다. 우리는 매해 또는 한두 해 별 변화 없어 보이는 주변 환경에 아쉬워하지만, 10년 20년을 묶어서 보면 어느새 우리가 바라던 변화가 우리 삶의 속에 들어와 있음을 보게 된다. 지난달 발표된 통계청의 『2022 한국의 사회지표』도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무엇보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건강과 수명에서 큰 향상이 있었다. 지난 20년간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76세에서 83.6세로 7세 이상 늘었다. 남자는 72.3세에서 80.6세로 8세 넘게, 여자는 79.7세에서 86.6세로 7세 가까이 늘었다. 이 숫자는 이제 ‘100세 시대’가 곧 현실로 되어가고..

Free Opinion 2023.04.14

'김포공항 쇼' 뺨친 '후쿠시마 쇼'…野 반일, 日 혐한 닮았다

오피니언 서승욱의 시시각각 '김포공항 쇼' 뺨친 '후쿠시마 쇼'…野 반일, 日 혐한 닮았다 중앙일보 입력 2023.04.12 00:56 업데이트 2023.04.12 08:27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서승욱 기자중앙일보 논설위원 구독 '허무 개그'로 끝난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福島) 원전 오염수 대책단' 소속 의원들의 일본 방문을 보니 9년 전 험난했던 출장 길이 떠올랐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3주년을 앞뒀던 2014년 2월 말이었다. 도쿄특파원이던 필자는 선배 특파원, 카메라 기자 두 명과 함께 후쿠시마로 취재를 떠났다. 단순한 원전 주변 르포가 아니라 '후쿠시마 제1원전 앞 바다에서 물고기 잡기' 미션에 도전했다. 저인망 소형 어선을 타고 원전 100m 앞 바다까지 접근해 방사능 수치를 확인하는 게 첫..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

오피니언 삶의 향기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 중앙일보 입력 2023.04.11 00:50 1년 전 즈음에 학교에서 자그마한 화재 사건이 있었다. 불이 났던 곳 바로 위층에 위치한 내 연구실은 새까만 연기가 만들어낸 그을음을 피해갈 수 없었던 모양이다. 마침 공휴일이어서 학교는 한산했고 화재가 그리 크게 난 것은 아니었는데, 문제는 검은 연기가 위층으로 번져 복도를 가득 채운 거였다. 다음 날 언뜻 보기에 별다른 해를 입지 않은 것 같던 연구실이 실은 문틈으로 비집고 들어 온 회색 그을음을 온통 뒤집어쓰고 있었다. 연구실 곳곳에서 잿빛 연기 자국이 묻어났다. 책상과 집기는 물론 책장의 책을 모두 꺼내 먼지처럼 내려앉은 흔적을 지워야 했다. 선물받은 노트에 옮겨 쓴 글귀 ‘정박도 표류도 아닌 항해하라’ ..

Free Opinion 2023.04.11

총선 1년 앞, 양당 독점과 대립 줄일 선거제 합의부터

오피니언 사설 총선 1년 앞, 양당 독점과 대립 줄일 선거제 합의부터 중앙일보 입력 2023.04.10 00:10 4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 김성룡 기자 행정·입법 권력 충돌, 포퓰리즘 남발 속 ‘적대적 공생’만 국회 전원위, 유불리 계산 대신 정치 다양성 길 모색해야 22대 총선이 꼭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4월 10일 치러지는 총선은 윤석열 정부의 중간평가이자 역대 최대 의석 차의 여소야대 국회가 어떻게 변할지 결정되는 무대다. 이런 만큼 앞으로 여야 정치권의 관심은 온통 총선 승리에 쏠릴 가능성이 크다. 거대 양당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무한 대립의 정치’가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줬는데, 이런 갈등이 더 첨예해질 수 있다. 압도적인 과반 의석을 지닌 민주..

"나무 대신 물 심자" 특별한 산불 묘책…서울대의 이 실험

사회 사회일반 "나무 대신 물 심자" 특별한 산불 묘책…서울대의 이 실험 중앙일보 입력 2023.04.09 09:00 업데이트 2023.04.09 15:08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김홍범 기자 구독 “이렇게 산 곳곳에 나무 대신 물을 심는 겁니다. 그러면 주변 토지 전반적으로 습도가 올라가고, 유사시에는 초기 산불 진화용수로도 쓸 수 있습니다. 기후변화나 실화‧방화로 인한 산불은 계속되는데 특별한 묘책도 없다면, 이제 다른 방식을 생각해야 한다는 거죠.” 지난 5일 비가 내린 뒤 물이 고인 관악산 보덕사 인근 물모이의 모습. 오전 11시쯤 약 30cm 높이까지 물이 찼다. 김홍범 기자 지난 5일 서울 관악산에서 만난 한무영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명예교수는 숲 한켠의 작은 물웅덩이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정치생명 건 마크롱의 결단…윤 대통령에도 큰 시사

오피니언 장덕진의 퍼스펙티브 정치생명 건 마크롱의 결단…윤 대통령에도 큰 시사 중앙일보 입력 2023.04.06 00:54 프랑스 연금개혁 진통이 말하는 것 프랑스의 재정은 1970년대 초반 적자로 돌아선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해마다 재정적자를 본 지 50년이 되었다는 말이다. 정부부채는 GDP 대비 113%. 한국의 2.5배이다. 프랑스의 재정적자는 추세로만 보면 일본과 닮았는데. 내용상으로는 더 안 좋다. 일본도 거의 비슷한 시기인 1970년대 초반 적자로 돌아선 이후 80년대 후반 5년간 반짝 흑자를 기록한 것을 빼고는 50년째 적자가 누적 중이다. 프랑스와 일본, 같은 점과 다른 점 추세는 닮았지만 원인은 다르다. 프랑스의 GDP 대비 복지지출은 32%로 세계 1위이다...

Free Opinion 2023.04.06

윤 대통령의 첫 거부권…입법 폭주와 정치 실종의 도돌이표

오피니언 사설 윤 대통령의 첫 거부권…입법 폭주와 정치 실종의 도돌이표 중앙일보 입력 2023.04.05 00:10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를 국회에 요구했다. 취임 후 첫 법률안 거부권 행사다. [연합뉴스] “양곡관리법, 전형적인 포퓰리즘” 7년 만에 꺼내 든 거부권 표 노린 야당 폭주 1차 책임…여권도 소통 부족 성찰해야 더불어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다. 법률안에 이의가 있을 때 국회에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 헌법 53조에 따른 권한 행사다. 법률안 거부권 행사는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청문회 개최 상시화를 골자..

‘검수완박’ 합헌 결정, 헌재는 왜 있는가

오피니언 시론 ‘검수완박’ 합헌 결정, 헌재는 왜 있는가 중앙일보 입력 2023.04.04 01:16 업데이트 2023.04.04 01:35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2023년 3월 23일’은 대한민국 헌법재판소의 흑역사로 기록될 것이다. 헌재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률의 입법 절차에서 입법부 구성원의 심의·표결권이 침해됐다고 인정하면서도 국회의장의 법안 가결 선포 행위는 적법해 결국 법률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법률 전문가 입장에서 보지 않더라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해괴한 결론이다. 국회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까지 이르는 일련의 순차적 법안 처리 과정에서 선행 하자가 후속 행위의 효력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헌재는 정치적 사안에 대해 사법..

Free Opinion 2023.04.04

한계에 달한 수출 한국, 산업구조 혁신할 때

오피니언 사설 한계에 달한 수출 한국, 산업구조 혁신할 때 중앙일보 입력 2023.04.03 00:09 수출 한국이 통째로 흔들이고 있다. 6개월 연속 수출 마이너스에 무역적자는 1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부산 남구 감만부두 전경. 송봉근 기자 수출 6개월 연속 감소, 무역적자 13개월째 반도체 수출 급감하고 중국 시장 변한 탓 수출이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무역적자 행진은 13개월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3월 수출액은 551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 3월보다 13.6% 감소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줄어든 수치로,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3~8월 이후 처음이다. 3월 무역수지는 46억2000만 달러 적자며, 지난해 3월..

김정은 핵무기 생산 독려에…"북 영변 핵시설 매우 분주해졌다"

더 북한 김정은 핵무기 생산 독려에…"북 영변 핵시설 매우 분주해졌다" 중앙일보 입력 2023.04.02 17:13 업데이트 2023.04.02 17:44 업데이트 정보 더보기 정영교 기자 구독 북한의 핵심 핵시설인 영변에서 매우 분주한 활동이 포착됐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인 38노스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북한이 핵무기의 숫자를 크게 늘리려는 계획을 실행에 옮긴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8일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언제 어디서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완벽하게 준비되어야 한다″면서 핵무기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을 재차 지시했다. 신문은 '화산-31'로 명명된 것으로 보이는 새 핵탄두가 대량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