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갱이를 보지 않고 살아가는 세상
어제와 오늘은 바다가 온통 검푸른 빛을 띄우는 게
어쩌면 울적한 내 마음을 보여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모두가 더불어 어우러져 살아가는 인생여정 가운데서
하등 잘난 것 하나 없는 주제에 독불장군으로 살 수도 없거늘
모두의 살림살이가 어렵다는 시절도 무난하게 잘 지났는 데
살기 좋아진 요즘 세상살이 속에서 왜 이리도 마음이 편치 않을 까!
세상의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며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탓일 까!
마음을 비우며, 한가하고, 여유롭게 살아가려고 하는 터인데
생각처럼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살지 못하고 있는 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자천타천으로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시골로 내려와 살기는 하나
눈과 귀는 닫아 두지 못하고, 모두 열어 놓은 채 살아가고 있는 터이라
세상사 이런저런 것들을 못본 채, 못 들은 채 할 수도 없습니다.
속세를 등지고 심산유곡 산사에서 수도하는 승려들은 모르지만
범부의 삶은 온전히 세상사와 결별하고 살아가기는 어려운 일이니
세상 소식으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삶이 언제까지 일런진 모른다 해도
한 가지 작은 소망이라면, 빨갱이들이 활개치며 사는 세상,
그런 세상은 보지 않고 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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