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아란이의 지구나들이139] 강원도의 길
가을에 돌아왔던 길을 겨울에 다시 간다감기에 걸렸고 약기운에 몽롱하지만 마음 크게 먹고 쓴 연차 휴일모자에 목도리, 마스크로 똥똥 싸매고 일요일 정오경 차를 몬다오늘은 GPS도 지도도 유턴도 없다늦가을 도로를 느긋하게 달리다가 박물관이 나오면 박물관에,식물원이 나오면 식물원에 가겠다. 무슨 절이 나오면 절에 가겠고아무 것도 안 나오면 아무 데도 안 가겠다. 그렇게 운전을 한다올림픽대로 미사리 끝길에서 광주로 가는 직진 길이 타졌다담담한 자동차 전용 고속화 도로가 이어지는가 싶더니이윽고 왕복 2차로의 보기좋은 국도가 나타났다누렇고 허연 가로수들이 이미 단풍을 많이 게워냈다윤기없이 버석거리는 가지를 달고 나무들은 미동없이 도열해있다바람이 가느다랗게 불고 있었는데 빼빼한 잔가지들은 바람을 맞을면적조차 없기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