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鶴山의 넋두리

제주에서 조용히 무탈한 삶을 살아가고파

鶴山 徐 仁 2015. 3. 15. 18:37

 

 

제주에서 조용히 무탈한 삶을 살아가고파

 

인생여정의 끝자락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잡은 제주도의 일상은

늘 바쁘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시작해 감사한 마음으로 마감한다.

육지에서보다는 매일 일찍 일어나 하루의 삶을 열어 가고 있지만

항상 이른 이른 아침부터 해야 할 일꺼리가 있기 때문인 지,

단조롭다거나 한가하다는 생각을 할 때는 거의 없는 것 같다.

 

정착한 후에 지난 설날까지는 집안 안팎을 수리하고 손질을 하였고, 

그간에 계속하여 이어온 일이기는 하지만, 요즘은 텃밭 가꾸기와

스무그루 남짓한 귤나무 전지와 집안 곳곳의 나무들을 다듬는 작업,

그리고 강아지를 위한 개집도 내 손으로 제법 근사하게 만들어 보았다.

 

어제 아들과 동행하여 제주에 온지 한달여 만에 아내가 육지로 나가고나니,

이제야 겨우 나만의 틈이 생겨서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여유도 있고,

당분간은 혼자만의 일상을 계획하고 꾸릴 수 있을 것 같다.

 

살다보면 세상만사, 흥하면, 또, 어느 때, 어느 곳에서는 쇠하는 법이니,

 누구나 짧은 인생이라고들 하지만, 긴 세월을 살다가 보노라면

그냥 범부의 삶 속에 조용히 무탈한 가운데 살아가는 게

가장 복된 인생 여정이라는 마음을 가지게 될 거다.

 

누가 뭐래도 현재 자신을 돌아보노라니, 나 역시 온전치는 않았다 하더라도

나름대로는 자신만의 독특한 삶의 행태와 색깔을 포기하지 않은 채

신이 자신에게 준 달란트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수렴하고 적응하여,

 하고 싶었던 일, 비교적 감당할 수 있었던 일을 하는 가운데

한생을 무난하고 무탈하게 살아왔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한편으로는 운(運)이 좋았었고, 여러 사람의 인덕(人德)을 입어서

자신이 오늘 여기, 현재의 위치에까지 이르런 것으로 여겨지지만,

 다른 그 무엇보다도 나의 삶의 원동력이라면 스스로의 생각에

비록, 가족이나 지인들로부터 좀팽이라는 얘기를 들어도 

자신의 그릇에 넘치지 않도록 자제하는 삶의 여정이 

조용히 무탈한 가운데 살아갈 수 있게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