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鶴山의 넋두리

감내해야 하는 가을과 겨울

鶴山 徐 仁 2013. 11. 4. 20:51





감내해야 하는 가을과 겨울

11월 4일

사계절이 있어서 좋다는 데
왠지 쓸쓸하고 추운 계절은 싫다


                                       
                     지난 주말을 고비로  
                     들녘에 펼처져 있던
                     황금물결을 이루었던 벼수확도  
                     어느새 거의 다 끝이났는 가 보다. 
                     창밖의 들판은 이제 황량한 모습이다. 
                     벌써 을씨년스러운 기분을 느끼게 된다. 
                     난 예전부터 봄과 여름을 좋아 했다.  
                     상대적으로 가을과 겨울은 싫어했다.  
                     오죽 가을이나 겨울을 싫어 했으면 
                     월남전에 파병되어 근무를 하던 때에도, 
                     차라리 그곳 기후가 좋다고 했을 까!
                     함께 근무하던 장병들은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의 기후가
                     얼마나 좋은 데 그러느냐고 했지만 
                     나는 철이 들고난 이후로  
                     태생적이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을 하지만 
                     추운 것은 딱 질색이라서, 
                     군생활 하던 현역 시절에도, 
                     내가 만일 보병과 장교였드라면 
                     장기복무를 하지 않았을 것 같다. 
                     항공병과 장교였기에 천만다행이었다.
                     왠지 사계절 가운데 가을이 다가오면 
                     마음부터 쓸쓸해지기 시작하고 
                     가을의 막바지에 찬 기운을 느끼게 되면 
                     몸도 마음도 함께 한기를 느끼게 된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도 추위를 많이 탓고 
                     장교후보생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난 추위에 참 많이 약하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임관 후 바로 조종사를 지원했다.
                     따뜻한 나라에 가서 살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지금껏 잘 살아온 것만도
                     많이 감사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은퇴 후 뒷방신세가 된 지금에 와서야 
                     우리나라의 가장 남쪽 땅으로 가려한다. 
                     제주시 동쪽에 예전에 살집을 준비했지만 
                     근간에는 아예 한라산 남쪽으로 넘어가 
                     서귀포에서 남은 여생을 살려고 한다.
                     가을과 겨울은 왠지 쓸쓸하고 추워서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