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鶴山의 넋두리

덩신처럼 살고싶다

鶴山 徐 仁 2010. 8. 24. 12:21





덩신처럼 살고싶다

8월 24일 
 

 

                        이제 처서[處暑]도 지나고 보니
아무리 아직은 폭염이라고 하지만 이미 햇살의 느낌마져 엷어진 것 같다.
이렇게 계절은 천고마비[天高馬肥]라 하늘은 높고, 모든 게 풍성하다지만 자연이 풍성함을 선사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마음이 이에 따르지 못한다면 그림의 떡이라 하지 않을 까 싶다. 거의 일 년에 가까운 지난 시간은 자신의 의지와는 아주 동떨어진 무척 힘든 생활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끝을 아직은 알 수 없으니 어쩌면 계절의 변화에도 무디어지고 계절의 느낌마져 둔해진 것 같다. 인생 말년이 편해야 진짜 복이라는데 자신이 왜 이런 시련을 겪어야 하는지 자성의 시간을 가질 때가 많다. 하지만, 지금 껏 살아온 세월 속에선 그래도 감사한 일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제대로 영글지 못한 잡동사니 지식들로 살아보려고 안간 힘으로 애쓰기보다는 차라리 덩신처럼 살았으면 좋았을 테지만 알량한 하찮은 것들을 쫓아 다니느라고 아까운 시간들을 보낸 것 같지만 이것이 평범한 인간의 한계가 아닐까! 어제와 별반 다르지 않은 오늘을 맞고 또 내일을 기다리고 있는 게 자신의 인생여정인 것 같아 참 나라는 자신의 존재를 알고 싶고 올바른 삶의 길을 알고 싶지만 세월만 하루하루 덧없이 흘러가고 자신이 구하는 해답은 찾을 길이 없다. 어설픈 삶의 이치라도 모르는 채 덩신처럼 살 수 있었으면 지금보다는 마음이라도 훨씬 편했을 걸 반푼수가 사람 잡는다고 하드니 이도저도 아닌 자신의 처지가 한심하다. 아직도 얼마 일런지는 알 수 없지만 자신에게 남은 삶이 주어지고 있으니 이제부터라도 마지막 날, 그 날까지 부질없는 욕망의 늪에서 벗어나 마음 속의 잡동사니들을 모두 내려놓고 정녕 온 마음을 비울 수 있었으면 한다. 처음 세상에 빈 손으로 왔던 것처럼 모든 것 다 비운 채로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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