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중앙선데이 84

[ON 선데이] 명예 얻으려면 권력·물욕 내려놓아야

중앙SUNDAY 오피니언 ​ [ON 선데이] 명예 얻으려면 권력·물욕 내려놓아야 ​ 중앙선데이 입력 2024.01.27 00:08 ​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사람이 살면서 끝내 바라고 원하는 것은 또 무엇일까. 그 두 가지는 서로 다르면서도 엉켜 있는 듯 보인다. 사실 사람은 자기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얻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노력하며 애쓴다. 이렇게 자기가 얻고 싶은 것과 그것을 얻기 위한 노력을 우리는 욕망이라 부르기도 한다. 욕망. 자기가 바라는 것. 그것은 결코 나무랄 것이 아니다. 사람은 이러한 욕망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들이다. 어쩌면 욕망을 이루는 과정이 삶 그 자체이며 욕망이야말로 삶의 활력소인지 모른다. 명성이 스치는 바람소리라면 명예는 깊고 은은..

精神修養 마당 2024.01.28

[사진의 기억] 눈 오는 날의 기다림

중앙SUNDAY 오피니언 ​ [사진의 기억] 눈 오는 날의 기다림 ​ 중앙선데이 입력 2024.01.20 00:06 집 보는 아이, 전북 부안, 1977년 ⓒ김녕만 ​ 점점 눈발이 거세지는데 기척이 없다. 아무리 목을 빼고 기다려도 쉽사리 오시지 않는 엄마 대신 소리 없이 눈만 내리고 있다. 이 사진을 보면 시인 기형도의 ‘엄마 걱정’이란 시가 떠오른다.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엄마”를 기다리며 “찬밥처럼 빈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라고 했던 시인은 그 시절을 ‘유년의 윗목’이라고 회상했다. 집안에서도 털모자를 쓰고 완전무장을 해야 할 만큼 온기가 없는 집에서 오로지 엄마가 빨리 돌아오시기만 기다리는 ‘집 보는 아이’는 성에가 허옇게 얼어붙은 창밖으로 고요히 눈 오..

사진과 映像房 2024.01.20

[ON 선데이] 영업 귀재의 영업 비결

중앙SUNDAY 오피니언 ​ [ON 선데이] 영업 귀재의 영업 비결 ​ 중앙선데이 입력 2024.01.13 00:06 얼마 전 한 지인을 만났다. 그분이 지금은 퇴임한 S사의 유명한 부회장이 해외 영업을 책임지던 시절 함께 일한 스토리를 말했다. 해외 고객사 고위층들이 몇몇 한국 기업들을 만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을 때였다. 공교롭게도 그들이 한국에 있는 동안 해외 본사에서 인사 발표가 났다고 한다. 그런데 방문한 해외 고객사 임원 중 한 명이 다른 부서의 낮은 자리로 좌천되었다. 좌천된 그 외국인은 공식업무에서 배제되었고 호텔에서 혼자 있게 된다. 이 소식을 들은 부회장은 밤에 그 호텔로 홀로 찾아가 그 고객에게 따로 만나자고 요청한다. 그리고는 단둘이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새벽에 돌아왔다. 그 부회장은..

Free Opinion 2024.01.14

[사설] 비극 초래 무리한 수사에도 반성 없는 경찰

중앙SUNDAY 오피니언 ​ [사설] 비극 초래 무리한 수사에도 반성 없는 경찰 ​ 중앙선데이 입력 2023.12.30 00:10 이선균씨 3차 조사 비공개 요청 거절 드러나 ​ 19시간 밤샘 조사도 관련 규칙과 맞지 않아 ​ 경찰의 후진적 수사 관행 철저한 조사 필요 ​ ​ 배우 이선균씨의 발인식이 어제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가족과 동료 배우 등이 눈물 속에 마지막 인사를 했다. 세계적 인지도를 지닌 최정상급 배우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자체로도 놀랍지만, 하나씩 드러나는 고질적 수사 관행이 우리 사회에 충격을 던진다. 경찰의 이씨 내사 사실이 지난 10월 한 지방 언론에 처음 보도된 이후 온갖 사생활 관련 폭로가 속출했다. 경찰은 지난 10월과 11월에 이어 지난 23일까지 이씨를 석 달..

Free Opinion 2023.12.30

[선데이 칼럼] 무너지는 민주주의 살리는 길

중앙SUNDAY 오피니언 ​ [선데이 칼럼] 무너지는 민주주의 살리는 길 ​ 중앙선데이 입력 2023.12.16 00: ​ 필자가 성인이 되어 꾸었던 악몽 중에서 가장 끔찍한 것은 북한 주민이 되어 무시무시한 독재 권력의 감시 체제하에서 헤매던 꿈이었다. 소스라치게 놀라 잠을 깼던 기억이 생생하다. 70년대 초 유신독재 시절 학생운동과 관련해 경찰에 쫓겨 다니던 기억과 중첩되기도 했다. 투사의 삶을 살지는 않았지만, 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은 내 삶의 존재론적 기반이 됐다. 대부분의 국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그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중남미,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유럽 도처에서 권위주의 포퓰리스트들이 득세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급기야는 민주주의의 모범국이랄 수..

Free Opinion 2023.12.16

[선데이 칼럼] 국가 미래 변곡점 2024년, 뭣이 중한가

중앙SUNDAY 오피니언 ​ [선데이 칼럼] 국가 미래 변곡점 2024년, 뭣이 중한가 ​ 중앙선데이 입력 2023.12.09 00:08 ​ 미증유의 삼각파도가 몰려오는 2024년 새해가 다음 달로 다가왔다.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발발에 이어 다음 화약고로 대만해협과 한반도 등 아시아가 되리라는 경고음을 키우고 있다. 세계 경제는 미국의 연착륙 기대감으로 금융시장 온기가 높아지고 있으나 중국과 유럽의 성장 위축과 지난 2년간 급상승한 금리의 후유증이 본격화할 불확실성의 한 해를 예고한다. 국내로 눈을 돌리면, 내년 총선을 앞둔 정치적 불안과 국론 분열 우려에다 14세기 유럽 흑사병보다 심각한 국가 소멸론까지 제기되는 인구구조 악화, 그리고 장기..

Free Opinion 2023.12.10

[사설] 고금리·고유가 길게 간다…단단히 대비해야

중앙SUNDAY 오피니언 ​ [사설] 고금리·고유가 길게 간다…단단히 대비해야 ​ 중앙선데이 입력 2023.10.21 00:10 코스피 2400선 붕괴 등 금융시장 불안감 확산 ​ 전쟁·긴축 연장 등 세계 경제 불확실성 커져 ​ 구조조정·취약계층 지원 등 대책 만전 기해야 ​ 어제 코스피가 7개월 만에 2400선 아래로 주저앉았다. 최근 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지면서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확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장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중동 정세는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안개 속으로 접어들었다. 이에 국제 유가가 크게 요동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89.37달러로 뛰었다. 시장에선 전쟁이 확대될 경우 배럴당 100달러..

[사설] 중국 반도체 굴기와 한국의 딜레마

중앙SUNDAY 오피니언 ​ [사설] 중국 반도체 굴기와 한국의 딜레마 ​ 중앙선데이 입력 2023.09.09 00:10 업데이트 2023.09.09 10:08 미국의 제재를 받아 온 화웨이가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 SMIC로부터 공급받은 7㎚ 공정 프로세서를 탑재한 신형 프리미엄 스마 트폰 ‘메이트60 프로’를 출시했다. 지난달 30일 베이징 시내 한 쇼핑몰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메이트60 프로 광고판을 지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 중국, 미국 제재에도 반도체 자립 총력전 ​ 7나노 첨단폰 개발하고 아이폰 사용 제한 ​ 초격차 기술 유지하며 미·중 격돌 넘어야 ​ 중국의 반도체 자립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중국 IT기업 화웨이가 최근 7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프로세서가 내장된 새 ..

[사설] 합계출산율 0.7…국가소멸 위기의 대한민국

중앙SUNDAY 오피니언 ​ [사설] 합계출산율 0.7…국가소멸 위기의 대한민국 ​ 중앙선데이 입력 2023.09.02 00:10 역대 최저기록 경신…44개월째 인구 감소 ​ “결혼에 긍정적이다” 여성 비율 28% 그쳐 ​ 대통령이 나서 출산친화적 사회 만들어야 ​ ​ ‘국가소멸’ 위기론이 더욱 불거졌다. 세계 최저의 합계출산율 국가라는 불명예 기록이 또다시 깨졌다. 통계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2023년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0명으로, 1년 전보다 0.05명 줄었다. 사망자가 출생아를 웃돌면서 인구는 44개월째 감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1명 아래인 국가는 한국이 유일하다. 지난해 OECD 국가 중 한국(0.78명)에 이어 꼴찌에..

다양한 도우미 2023.09.02

[선데이 칼럼] 국정원은 간첩 잡는 곳

중앙SUNDAY 오피니언 [선데이 칼럼] 국정원은 간첩 잡는 곳 중앙선데이 입력 2023.07.29 00:28 정보에 관한 강의를 할 때 자주 쓰던 유머가 있다. “지난 세기 그 규모나 특권에 걸맞은 능력을 자랑하던 정보기관으로는 소련의 KGB와 동독의 슈타지(Stasi)를 든다. 이 두 기관은 국내외에서 엄청난 양의 중요한 정보를 수집했다. 그런데 이 유능한 정보기관들이 끝까지 챙기지 못한 가장 중요한 정보가 있었다. 무엇일까?” 답은 ‘자기들의 국가가 곧 붕괴한다’는 정보다. 혹 이런 현실의 문제에 주목한 정보원이 있었을 수 있지만 그런 사람도 이런 정보를 챙기거나 위에 보고를 할 생각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쁜 정보’를 가져오는 전령을 처벌하는(Shooting the messenger) 예는 정..

Free Opinion 2023.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