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주최로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2006학년도 하계 대학총장세미나'에 참석한 이종서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이 대학 측의 강도 높은 구조개혁을 촉구하는 발언을 공식화 한 것은 일단 바람직 하다고 생각하지만, 오는 2009학년도까지 대학 입학정원을 겨우 5만946명 줄일 계획이라고 하는 내용 면에서는 다소 미흡하다는 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교육부는 우리 나라에 대학교를 이렇게 많은 숫자로 설립 인가를 남발하면, 머지 않아 과포화 상태가 될 것이라는 걸 예상하지 못하여 오류를 범하지는 않았을 터인데, 무슨 근거에 의거 하여 설립인가를 내주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이미 지나간 얘기를 들추어서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고, 앞으로 원만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문제인데, 단순히 몇 만명의 학생을 감축하는 것으로 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몇 가지 문제점을 제시한다면, 2000년대 이전에 쉽게 대학 설립 인가를 받아 대학을 설립하고 운영하던 사람들은 한 푼도 옳게 대학에 투자는 하지 않고 알만 빼 잡수시고 나름대로 이미 증권시장에서 말하는 것처럼 치고 빠지는 작전으로 일선에서 손을 털어버린 사람들도 있을 터이지만, 현재 1차적인 문제는 인구가 밀접한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 특히 수도권에서 원거리에 있는 대학교들 특히 그 가운데서도 전문대학들은 2009학년도까지 가는 과정에서 얼마나 더 대학교육의 모습을 땅바닥으로 곤두박질 치게 만들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하지 않습니까?
현실적으로 지방의 전문대들의 매 학년도 입학생들 보고 인원은 제대로 정상적으로 입학한 학생들로만 구성되고 있지 않다는 것은 짐작 하고 있겠지만, 그 숫자들 가운데 소위 유령 학생들이라고 하는 숫자의 학생은 대략 얼마나 되는 지는 어느 선에서 예상하고 판단하고 있는 지, 파악이나 하고 있을런지, 교육정책 입안자들에게 한 번 물어보고 싶은 심정입니다. 물론 알리야 없겠지만.....
전국의 지방소재 전문대를 실질적으로 암행감사를 실시하여 파악해 본다면, 입학자 명단에만 올려 놓은 채 출석 한 번 않은 채, 2년 후에 버젓이 전문학사 학위와 졸업장을 받아 가는 인원이 얼마나 될 것 같습니까?
이들 대학의 교수들은 전공과에 입학생 숫자 채울려고 1년 내내 자신들의 전공교과목의 연구나 강의에 신경을 쓴다기 보다는 어디에 가서던지 학생 한 사람 더 데려 오려고 안간힘을 쓴다는 걸 이종서 차관님이나 대학교육협의회 임원들은 모르십니까?
이런 현실을 두고서도, 이 차관께서는 허울 좋은 대학의 자율권 존중이라는 타이틀과 스스로 자멸 하기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실 수가 있는지요? 그리고, "모든 대학을 균등하게 지원하는 등 경쟁력 없는 대학의 수명을 연장하는 방식의 재정 지원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대학이 1/2 또는 1/3이 살아남을지 알 수 없으며 지방대학이든 소규모 대학이든 경쟁력이 있어야 살 수 있다"고 공언은 하셨지만, 아직은 교육부의 예산이 열악한 대학들에게 수명을 연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얼마간의 삼짓돈 역할을 하지 않는다고 단언하며 보장하실 수가 있겠는지요?
장기적인 안목 부족과 일관성이 결여된 교육정책이 낳은 과도기적 혹은 전환기적 문제라고 쉽게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2000년에 들어서면서 서서히 불거져 곪아터지고 있는 지방대의 학사행정은 고등교육의 위상을 완전히 쑥대밭으로 몰아가고 있으며, 이러한 인상은 그 직접적인 관련대상자 자신들은 물론이고 사회에 전반적인 파급효과로 인해 오래 동안 고등교육에 대한 불신으로 남을 것입니다.
자율성을 이미 오래 전에 포기하다시피한 상태의 대학들에게는 엄격한 감사로 적어도 대학졸업장 제조회사 정도로 치부하도록 전락하고 있는 대학들을 통해 고등교육에 대한 일반 국민들이 가지게 될 인식의 파급은 최대한 막아야 할 터인데, 이런 예방활동이나 조치를 요구하는 경우에는 늘 들을 수 있는 대답은 모두가 알고 있지요. 그것은 바로 예산과 인력 타령 일 겁니다. 잘 못된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나, 직접 나설 수 없슴은 예산과 인력의 제한이라는 것이겠지요?
전체 지방 전문대가 아니라 하더라도 수술이 시급한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의 완급 조절은 이 시점에서 필요하고도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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