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스크랩] 세상에서 가장 슬픈 편지

鶴山 徐 仁 2006. 2. 5. 10:04
    세상에서 가장 슬픈 편지 세상에서 가장 슬픈 편지는 한순간도 쉬지 않고는 살 수 없는 한 오리 호흡마다 전해야 할 그리움 담아서 오늘은 어제보다 더 내일은 또 다른 내일보다 더 날마다 그리움을 적어서 보내도 세상에 오직 한 사람 받아야 할 사람이 외면하고 돌려 보낸 편지를 다시 받아 보는 것입니다 한 무리 떨어진 낙엽의 뒤를 따라 올해 왔던 가을은 떠나고 시린 가슴을 헤집어 놓을 양으로 늦가을 비가 다녀간 뒤 處處(처처)에 질펀하게 널려서 철없는 바람에 처참하게 찢겨서 죽은 그래도 갈 곳이 있어 길을 떠나는 마지막 한 잎 낙엽의 젖은 시체가 차라리 서럽게 부러워 울었습니다 작년 이맘 때 바람의 꼬리를 잡고 떠났던 영원한 침묵으로 꽁꽁 얼어버린 당신의 겨울은 쉽게 녹을 리 없겠지만 다하지 못한 그리움보다 더 아픈 절망보다 더 한 죽음의 빛으로 커튼이 두텁게 내려진 창가에서 피를 말리는 참담한 최후의 기도로 나는 오늘도 편지를 쓸 것입니다 보내도 또 보내도 되돌아 오는 회답도 없는 세상에서 제일 슬픈 편지가 될지라도 얼마 남지 않은 마지막 생명의 심지에 불을 붙이고 한 줄 한 줄 또박또박 당신이라는 이름을 그리움으로 씁니다 내가 부르다 부르다 미처 다 부르지 못하고 죽어도 다시 불러야 할 이름 당신의 이름을 써서 오늘도 편지를 부칩니다 무리 잃은 바람 하나 멈췄다가 울고 갑니다 **風子/尹俊皓**
출처 : 안개꽃화원
글쓴이 : 風子/윤준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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