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 차세대 사회의 민족 정체성
(국가별 차세대 현황과 미래에 대한 전망)
아르헨띠나의 한인교포수는 98년 현재, 약 25,000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한국인의 아르헨띠나 이민이 시작된 것은 1965년의 일인데, 70년대 중반까지 교민수가 3,000명을 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던 것이 8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이민이 급격이 증가해 87년도에는 교민숫자가 35,000명까지 이르게 되었다. 80년대 말엽에는 아르헨띠나를 강타한 경제파동으로 인하여 한인들이 제삼국으로 대거 이주하게 되었다. 이때 교민인구가 약 2만명으로 줄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90년대 초반에 다시 한번 한국으로부터 대거 이민이 들어왔으나, 이들중 대다수가 제삼국으로 재이주하게 되었다. 이후 제삼국으로 이주했던 사람들중 대다수가 다시 아르헨띠나로 입국하여 현재 약 25,000명의 교민이 아르헨띠나에 거주하는 것으로 측정되고 있다. 이들중 차세대라 할 수 있는 이민 2세와 3세를 전후한 교민이 약 만명에서 15,000명 가량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들 차세대는 크게 두 분류로 나눌 수 있다.
1) 이민 1.5세대 :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부모의
의지로 이민길에 오른 세대인데, 이들은 두 분류로 나위어 진다.
a) 이민연도수가 오래되어 아르헨띠나
언어구사가 자유롭고 현지 문화와의 접촉의 기회가 많은층 : 이들은 가정에서 접하는 한국문화와 풍습에서 벗어나 현지문화와의 접촉을 적극적으로
꾀하고 있는 세대들이다. 한국문화를 강권하거나, 발대로 현지문화에 대하여 무지한 상태에서 자유로운 현지문화와의 마구잡이식 접촉을
허락하는 부모들로 인하여 잘못된 현지문화를 접하게 되는 청소년들이 많다. 이런 잘못된 문화접촉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불투명하고
불건전한 가치관을 심어 나가게 될 염려가 있다.
b) 이민연도수가 적어 언어구사가 자유롭지 못하고,
아직은 아르헨띠나 문화에 익숙치 못한 층 : 생소한 아르헨띠나 문화속에서 이질감을 느끼며 사는 세대들이다. 이들은 현지문화와의
직접적인 접촉보다는 한인 1.5세대 들이나, 2세대들을 통한 간접 접촉이 이루어진다. 때문에 현지문화의 실상을 파악하지 못한 채
일부분만 접하며 성장하게 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현지문화와 떨어지고, 전형적인 한국인의 모습으로 사회생활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2) 한국인 이민 2세 : 한국인 부모를 둔 자들로서, 아르헨띠나에서 출생한 세대인데, 이들역시 두분류로
나뉜다.
a) 현지문화와의 접촉이 원만히 진행되는 부모를 둔 2세 : 이들의 세대에 이르면, 현지문화와의
접촉이 완숙한 단계에 이른다. 반면에 한국문화와는 서서히 멀어져 가게 된다.
b)
한국문화에 젖어있는 부모를 둔 2세 : 이들은 현지문화와의 접촉을 자신이 직접 일구어 가야 한다. 그 과정에서 1)의 a)와 같은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현재 아르헨띠나에 거주하는 교민들의 대부분은 '아르헨띠나에 뼈를 묻겠다' 는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생각을 갖게 된 데는 '아르헨띠나 거주를 고집하는 차세대들의 의지'가 부모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즉 아르헨띠나에 거주하는 차세대들은 현지생활에의 적응여부를 떠나 아르헨띠나를 제2의 조국으로 생각하며, 이 땅을 영구 거주지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조국에 대한 사랑이나 긍지도 대단하다. 이는 아마도 항시 조국을 잊지 못하고, 자녀들에게
애국심과 조국에 대한 긍지를 심어주기에 여념이 없는 부모들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탓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이들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지도해 나간다면, 앞으로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차세대 지도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그것은 앞으로 아르헨띠나의 차세대 구성분포에 큰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90년대 초반 이후에는
한국 이민자들의 발길은 거의 끊긴 상태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제 파동'으로 인하여 앞으로 한국인의 아르헨띠나 이민이
크게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가정했을 때, 새로운 이민길에 오르는 차세대들의 생각은 현지에 살고있는 차세대들과 현저한
차이를 보일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즉 IMF 사태를 겪은 신(新) 이민차세대들은 조국에 대한 긍지를 느끼기보다는 뭔가 위축된
모습일 수도 있다. 여기에 생소한 문화를 접하며 느낄 이질감 때문에 아르헨띠나에 대한 애착심은 느끼기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 봤을 때 앞으로 아르헨띠나의 한인 차세대들은 상반된 두가지 생각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서 상당한 혼란을 이이르킬 수도 있다고
보인다.
이러한 혼란을 방지하기 위하여는 이곳 차세대 지도자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한국정부가 아르헨띠나 차세대 현황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민길에 오르는 차세대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이민생활을 할 수 있도록 오리엔테이션을
해 주어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아르헨띠나의 지도자들과 연대관계를 맺고, 이곳의 정보를 입수하여 일관성 있는 지도를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무엇을 지도해 주어야 하는가, 아래사항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 한국적 풍습과 서양의 가치관 사이에서 생활하는 재외동포 2,3세대들의 가치관
정립
- 민족 정체성 확인 및 거주국 내에서의 위치 정립
대부분의 아르헨띠나 한인이민
1세대들의 생각은 두가지에 집중한다고 할 수 있다. 첫째는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자식공부를 잘시켜 전문인이
되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으로 불철주야 일에 몰두하는 부모들은, 이렇게 모은 돈으로 자식을 교육시키는 보람으로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부모들의 생각이 차세대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된다. 이 부담작용이 역효과를
일으키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일찍이 공부를 포기하고, 돈벌이에 나서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다. 일부는 부모의 뜻에
순종하여 학업에 충실하여 전문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두 경우 모두 차세대들이 올바른 가치관을 형성하기에는 문제가
따른다. 그것은 부모들의 보이지 않는 압력으로 인한 부담이 역효과를 일으켜 학업을 포기한 경우, 부모의 가치관을 그대로 전습받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흉 보면서 닮는다'고 했던가. 그들은 부모의 생각에 반항하며 '나는 부모들과는 달리 살겠다'고
다짐하지만, 사회에 뛰어들면서 부모들과 똑같은 생각을 갖게 된다. 그리고 학업을 포기했던 것을 후회한다. '학업을
포기했으니, 이젠 돈이나 많이 벌자'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부모의 뜻에 순종하는 경우에도 엇비슷한 현상을
나타낸다. 아르헨띠나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인이 되어서도 현지시장을 개척하려는 사람은 많지않다. 당장은 '돈벌이'가 쉬운
한인 교민시장에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교민들을 상대로 전문직에 종사하면서 '잘못된 엘리트의식'에 젖어 언어구사가 안되는 이민
1세들의 무지함을 악용하거나 무시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면서 '돈 벌고 자녀들 교육시키는데 모든 것을 투자하는' 부모들의 생각을
닮아간다.
그것이 그리 잘못된 일은 아니겠지만, 이들이 이민 1세들의 생활태도를 답습하며 한가지 접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아르헨띠나의 문화나 풍습, 아르헨띠나인들의 사고방식이나 가치관 등이다. 그래서 이들은 '현지언어는 현지인들과
똑같이 구사하지만, 문화나 사고방식은 전형적인 한국인'이 되는 것이다.
아르헨띠나 땅에 살면서 현지시장을 개척하지 못하는
차세대, 아르헨띠나 언어는 완벽하게 구사하면서도 현지문화에는 익숙치 못한 사람들, 이들이 사회와 국가에 유익한 인물이 되기는 어렵다.
물론, 이를 '이민의 한 과정'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에게 이민 차세대라는 명칭에 적합한 가치관을 정립해 줄 수
있다면, 이들은 한국과 아르헨띠나의 좋은 일꾼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들에게 먼저 이민국 '아르헨티나'를
좀 더 넓은 안목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생활범위를 교민사회에만 국한시키지 않도록 노력하게 해야 한다.
현지국가의 문화를 접촉하는 기회를 갖게해야 한다. 이 문화를 충분히 소화시킬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도록 해야한다.
현지인들과의 접촉을 통하여 이들의 사고방식과 가치관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현지사회에 대한 뚜렷한 인식을
갖지 못한 채 대학을 졸업하여 전문인이 된다면, 그의 활동범위는 한인사회를 벗어나기 어렵다. 현지문화를 소화시키지 못한 차세대들의
모습이 현지사회에 비칠 때, 한인사회는 '폐쇄적'이라는 현지인들의 손가락질을 면키 어렵다. 현지인들의 사고방식과 가치관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오늘은 이곳 내일은 저곳을 떠도는' 철새 이민자의 수준을 벗어나기 어렵다. 이런 모양으로는 올바른 이민사회를 형성해
나가기 어려우며, 현지사회에서 인정받기도 어렵다.
따라서 우리는 이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올바로 심어줄 수 있어야
한다. 건전한 방법으로 아르헨띠나 문화를 접촉할 수 있도록 지도해줘야 한다. 이 두 문화를 이해하고, 완전히 소화시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 때, 아르헨띠나의 차세대들은 비로서 그들에게 주어진 사명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사명이
'안으로는 이민 1세와 현지사회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며, '밖으로는 현지 사회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정립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러한 사명감을 가지고 일해 나갈 때, 우리의 삶의 질이 높여짐과 동시에 세계를 향한 우리 조국의 위상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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