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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미네소타와 한국

鶴山 徐 仁 2015. 12. 10. 16:25

 

 

미네소타와 한국

 

2008년 10월 보사부 장관을 지낸 권이혁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가 86세 노구를 이끌고 급히 미국으로 떠났다. 미네소타대 의대 학장을 지낸 닐 골트 교수를 만나기 위해서다.


골트는 1959년부터 2년간 서울에 머물며 젊은 한국 교수 요원을 미네소타대로 보내는 프로젝트의 총괄 자문관을 했다. 골트 교수가 췌장암으로 임종을 앞뒀다는 소식에 권 교수가 지상에서의 마지막 인사를 하러 찾아갔다. 골트 교수는 "한국이 눈부시게 발전해 우리가 오히려 고맙다"는 말을 남겼다.


미네소타 프로젝트는 1955년부터 7년간 1000만달러를 들여 220여 한국인 공·농·의학도를 미국에서 공부시키는 프로그램이었다. 2차 대전 후 개도국 교육 원조 사업 중에 최대 규모였으며 훗날 가장 성공한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미국서 선진 의술을 익힌 70여 의사 중 세 명만 빼고 미국에 남으라는 제안을 뒤로하고 모두 고국으로 돌아왔다. 권이혁 교수도 미네소타 연수생 출신이다. 그들이 의학 교육을 바꾸고, 인턴·레지던트 교육제도를 만들고, 전문의 체계를 발전시켜 한국 의료 발전 기틀을 세웠다.

 

▶미 중서부 북단 미네소타. 인구 540만명에 면적은 한반도보다 크다. 춥기로 유명한 이곳에는 6·25전쟁 참전 군인이 유난히 많다. 6·25 때 한국 땅을 밟은 미네소타 출신 군인이 9만4000여명이다. 맥아더 태평양사령관이 본국에 "한국의 혹한을 견딜 군인을 보내 달라"고 했더니 일년 중 거의 절반이 겨울인 미네소타 출신이 대거 차출됐다. 1950년 겨울 미군이 개마고원에서 중공군과 벌인 장진호전투에서 미네소타 군인 4000여명이 전사했다고 한다.


미네소타에는 한국 입양인이 2만8000여명 있다. 교민보다 두 배 많다. 백혈병 골수 이식을 받았던 '성덕 바우만'도 미네소타 가정 출신이었다. 한국전 참전 용사가 많은 까닭에 일찍부터 한국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컸다. 미네소타주는 아프리카 소말리아 난민 8만명을 품었고, 아시아 라오스 난민 13만명도 받았다. 북유럽 이민자들이 일궈낸 이 지역은 미국 내에서도 개방성이 남다르다.


▶60년 전 우리에게 선진 의술을
가르쳤던 미네소타대 병원이 내년에 의료진 30여명을 서울아산병원 외과 이승규 교수팀에게 보내 생체 간 이식을 배우기로 했다. 제자가 스승을 가르치게 된 미네소타판 청출어람이다. 스티브 잡스 간 이식을 집도했던 미국 외과 의사도 얼마 전 이승규 교수에게 배우고 갔다. 지금 선진 의학을 배우고 싶어 하는 개도국이 많다. 이제 우리가 '미네소타'가 될 차례다.
 
김철중 논설위원·의학전문기자

 

<출처 : 조선일보 >

 

출처 : 경대사대 부중고1215회 동기회
글쓴이 : 여정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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