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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연설'된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 … "마지막 골든타임"/ 중앙일보

鶴山 徐 仁 2014. 10. 29. 22:19

'경제연설'된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마지막 골든타임"

[중앙일보] 입력 2014.10.29 11:24 / 수정 2014.10.29 14:00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이 1988년 첫 시정연설을 시작한 이래 대통령이 2년 연속 시정연설을 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A4용지 18쪽 분량, 36분 간의 연설 대부분을 경제살리기에 투입했다. 지난해 북한 문제 등 외교ㆍ안보 분야까지 다뤘던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공무원연금과 관련해서는 개혁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국회와 공무원의 협조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공무원연금 개혁이 매우 시급하다”며 “이미 20여년 전부터 적자의 심각성이 예견되어 왔지만 역대 정부마다 근본적인 처방을 미루면서 오늘의 위기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제대로 된 개혁을 하지 못하면 다음 정부와 후손들에게 엄청난 빚을 넘겨주고 큰 짐을 지우게 된다”며 “연금 재정수지 부족액이 현 정부에서만 15조원, 다음 정부에서는 33조원, 그 다음 정부에서는 53조원 이상이 되어 국민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질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그런 뒤 “그동안 국가를 위해 헌신해 온 공무원들의 희생을 요구해야 한다는 점에서 솔직히 어느 정부도 이런 개혁이 두렵고, 피하고 싶을 것”이라며 “그러나 매년 막대한 국민 세금이 투입되어야 하는 상황을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고는 “나라와 후손들에게 큰 빚을 떠넘기고, 연금제도 자체가 파탄날 수도 있기에 절박한 심정으로 우리는 반드시 해내야만 한다”며 “공무원 여러분께서 깊이 이해해 주시고, 개혁에 동참해 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내년 재정운용 기조와 예산안에 포함된 내용을 일일이 설명하며 경제살리기를 위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이야말로 우리 경제가 도약하느냐, 정체하느냐의 갈림길에서 경제를 다시 세울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며 “지금이 바로 국회와 정부, 국민과 기업 등 우리 모두가 하나가 되어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다해야 할 때”라고 했다.

“지금 재정적자를 늘려서라도 경제를 살리는데 투자해 위기에서 빠져나오도록 각고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적어도 현 정부가 출발할 때의 재정 상황보다는 더 나은 국가살림을 만들어서 다음 정부에 넘겨줄 것”이라며 정부살림을 개선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박 대통령은 규제개혁과 관련해선 “앞으로 정부는 규제를 꼼꼼하게 점검하여 나쁜 규제는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며 “재정만으로는 경제와 민생을 다 살릴 수 없다. 규제를 철폐하고 민생을 살리는 법안을 국회에서 조속히 처리해 주셔야 정책의 효과도 극대화될 수 있다”고 했다.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과 각종 법안의 처리도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오랫동안 지연되었던 호주, 캐나다와의 FTA는 제가 직접 나서서 상대국 총리를 설득하여 협정문에 서명했다”며 “우리 기업들이 경쟁국 기업보다 앞서 관세인하를 통한 시장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조속히 비준동의안을 처리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또한 “내수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제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쳐진 서비스업을 적극 키워야 한다”며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세 모녀법’으로 불리는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과 관련해선 “개정이 지연되면서 13만명의 신규 기초 생보자를 위한 2300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고도 한 푼도 쓰지 못하고 있다”며 “당사자분들에게는 이 얼마나 기가 막힌 일이겠냐”고 안타까워 했다.

박 대통령은 방위산업 비리 등을 척결하는 국가혁신의 일관된 추진도 약속했다. 마무리 발언에서는 “다시 한번 국회와 정부, 국민들이 모두 지혜를 모아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에 나서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분명 우리는 대혁신으로 다시 태어나고, 대도약으로 다시 한 번 높이 비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사진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