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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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에세이] 시골에서 만나는 행복

鶴山 徐 仁 2014. 7. 21. 12:00

[시니어 에세이] 시골에서 만나는 행복

  • 변용도 시니어조선 명예기자



입력 : 2014.07.21 10:41


벼잎에 집을 지은 거미가 사냥감을 기다린다. 시골의 아침이 열린다. 행정구역으로는 고양시다. 대중교통이 45분 만에 한 대가 지난다. 버스정류장에서 10여 분을 걸어야 한다. 주변은 논밭이다. 시골 아닌 시골이다.

비닐하우스 재배단지가 아침 햇살을 받아 빛나기도 한다. 참새들이 우르르 인기척에 놀라 나무 위로 줄행랑을 친다. 들녘의 논두렁에는 하얀 두루미 목을 길게 빼고 나를 살핀다.
 
손에 든 카메라를 향하자 푸드덕 날아오른다. 한 장의 수채화다.
 
부지런한 농부는 벌써 볏논을 살피기에 바쁘다. 시골 아닌 시골에서 만나는 자연과의 교류다. 시골생활에서 갖는 매력이다. 귀농귀촌 멘토링에서 만난 한 분은 이렇게 얘기했다. "귀촌을 하려면 자연과 동화하고 자연을 감성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동감이다. 자연의 작은 아름다움에 감동하여야 한다. 풀벌레 소리 귀기울일 수 있어야 하고 작은 한 떨기 보잘것없는 들꽃에도 미소를 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농부의 마음을 좋아한다. 뿌린 대로 거두고 가꾼 만큼 거둬 들이는 생활이 농부의 마음이다. 때로는 자연의 혹독한 시련도 긍정으로 받아들인다. 농부의 마음, 농심(農心)이다. 지나친 욕심을 경계한다. 농심을 배우는 아침은 분명 여유롭다. 나이 들어 갖게 되는 노욕(老慾)은 더욱 금물이다.

시골에서 만나는 행복이다. 길가의 달맞이꽃이 환하게 산책길의 나를 반긴다. 나도 빙그레 웃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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