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인생여정
사람이 태어나고, 부모를 만나고, 친구를 사귀고, 결혼을 한다고 해도...
어차피 모두가 홀로 세상에 왔다 홀로 떠나게 될터인 데
누군들 한생을 살면서 고독을 피하여 살기를 바랄 수 있을 까!
아무리 부모의 사랑이 극진하다고 한들 한시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러니 종종 사람들이 메뚜기도 한 철이라고 하지 않든 가!
부모의 사랑도, 연인의 사랑도 모두가 한때인 것을
철없던 어린 시절엔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 했을테지만
부모님께 시집, 장가 가지 않고 평생을 함께 살거란 허언도 하죠.
그래도 철없이 살았던 그 시절은 고독을 느낄 겨를도 없이
부모와 형제자매가 한데 어울려 옥신각신하면서 살든 때가
훗날에 돌아 보노라면 부모님의 핀잔과 잔소리, 형제간의 다툼이
못내 잊어지지 않는 그리운 추억으로 각인된 것을 보면
누구에게나 일생에 한 번으로 지나치게 되는 철부지 시절이
어쩌면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여정이 아니었던 가 싶다.
부딫이고 다투고, 많이 싸웠던 형제자매들이었지만
나이를 먹고 때가 되면 저마다의 길을 찾아 헤어지게 되고,
오랜 세월이 지나면 다투며 쌓여진 정의 무게를 깨닫게 된다.
하지만, 저마다 삶의 현장에서 지내다 보면 소리없이 세월은 흐르고
결혼도 하고 부모가 되어 제 살림을 꾸리다 보노라면
점점 일년에 한 두 번도 서로 만나고 어울리기가 힘든 가운데
어느새 몸과 마음이 늙고 병들어 가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세월 속에 변해 가는 것이니,
지나고 보면 아무리 아웅다웅하며 지낸다 해도
부모 형제가 함께 살든 제대로 철이 들지 않았던 시절이
인생여정에서 가장 순수했던 시절이었을 것이다.
아마 고독은 철이 들면서 생기게 되는 것이 아닐 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세상살이를 하다가 보니,
차라리 덩신처럼 살았으면 좋았을 것 같기도 하다.
정상인의 정신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 중에
삶 속에서 전혀 고독하지 않다는 사람이 있을 까!
인간 세상에서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은
다들 고독한 인생여정을 지나고 있다는 생각이다.
나름대로 고독감의 유형이나 처방이야 다르다 해도
따지고 보면 인간은 모두가 고독하지 않을 까!
결코, 저 혼자 고독한 존재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오죽하면 하룻밤을 새워가며 울어보지 않은 자는
인생에 대하여 논하지 말라고 하였을 까!
하지만, 이순을 지나 일선에서 은퇴를 하고,
수년 간을 한촌에서 살다가 보니,
이젠 청년기나 중장년기나 초로에서 느끼지 못했던
또 다른 유형의 고독감이 때때로 찾아 오고 있는 것 같다.
이제야 제대로 고독이라는 게 뭔지를 조금 알게 되나 보다.
점차 한해 한해를 지나칠 때마다
인생여정에서 만나고 헤어진 많은 지인들이
한 사람 한 사람 이승을 떠나가고 있으니,
긴 세월 장수하는 사람이 과연 복이 많은 사람일 까!
먼저 떠나는 사람과 작별 할 때마다 생각을 하게 된다.
일찍이 서산대사께서는 이렇게 비유로 말씀 하셨다.
사람이 자신이 가진 걸 버리지 못하게 되면 죽는 것이라고,
즉, 들여마신 숨을 내뱉지 못하게 되면 죽는다는 얘기다.
어쩌면 인간이 죽는 순간은 아주 단순하다 여겨진다.
물론, 복잡하다 여기는 삶의 여정도 단순하다면 단순한 것이다.
삶이 단순한 사람은 고독의 강도도 단순하게 될 것이다.
결국은 고독감의 강도도 자신이 조정하게 되는 것이다.
역설적일지는 모르나 욕심과 고독은 상관적이라 생각한다.
한동안 사노라면 금권이나 명예라는 것도,
모두가 부질없는 것이라는 걸 깨닫게 되지만
이미 삶의 끝자락에 다 이르게 된 때이니
이런 게 인간의 한계가 아닐 까 여겨진다.
자신의 분수에 알맞게 살 수만 있어도
세상사에서 큰 근심꺼리는 없을터이고
모나지 않고 부드럽게 잘 살 수 있을텐데
생각처럼 행한다는 게 그렇게 어려울 까!
그러나 자신의 마음가짐만 인색하지 않으면
결코, 실현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조금 남들이 어리석다 할지라도
마음이 풍요로운 삶이라고 한다면
어찌 넉넉한 삶이 아니겠는 가!
그래서 예부터 많은 성인군자들이
마음이 풍요로운 자가 진정한 부자라고 하였다.
그렇다 하여 마음이 풍요로운 사람은 고독하지 않을 까!
마음이 풍요로운 사람도 고독감은 느낄테지만,
과욕과 허세로 사는 사람의 고독감과 의미가 다르다.
인생여정에서 누구나 고독감을 가지게 되나
어떤이는 삶의 가치를 찾으려 하는 가 하면
또 다른 사람은 실의에 빠져 허덕인다.
같은 하늘아래서 살아도 이게 서로 다른 인생의 모습인 것이다.
천태만상으로 살아가고 있는 인간의 삶에는
한 가지로 내놓을 수 있는 원안은 없다지만
인간사회에서 살아가는 보편적인 삶,
공감하는 삶의 행태는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 세월을 살다가 보니,
인간사회에 플러스가 되는 삶을 살아가거나
반대로 마이너스 쪽의 삶을 살든 가.
어느 쪽의 삶을 산다고 하더라도,
결국, 인간은 외로운 존재라고 여겨진다.
시대를 잘 만나고, 자신의 노력과 행운을 더하여,
남들이 볼 때는 마냥 행복하게만 보여도
실상은 보는 것처럼, 행복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고독은 많이 가진자가 더하고,
과욕을 부리게 되면 더욱더 엄습해 올 것이다.
따라서, 정작 행복한 삶 속에 덜 고독하게 살려면
자신의 분수에 맞게 살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좋아하는 일을 한다면
금상첨화의 삶이 될 것이다.
철이 들게 될 즈음엔 누구나 알듯이
인간은 모두가 빈손으로 세상에 왔다가
역시 빈손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
부질없이 재물과 권력의 늪에 빠지게 되면
삶의 끝자락에 도달하게 될수록
점점 더 다른 사람들보다
외롭고, 고독하게 될 것이다.
재물일랑 권력도 세상 마지막에는
모두 다 버려두고 떠나게 될텐데,
왜들 그렇게 시기하고, 질투하고, 싸우는지...,
역시 인간의 한계라고 해야 할 것이다.
세상에 사는 모든 사람들 가운데
보통사람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느끼게 되기 때문이죠.
세상사람 누구나 때때로 고독감을 느끼면서
그냥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오랜 세월을 살다가 지나친 삶을 돌아다 보면
잘 살았다는 인생이나
잘못 살았다는 인생이나
거의가 도토리 키재기 만큼이나
모두가 고만고만한 삶의 여정이었다는 생각이든다.
결국 인생여정은 자신 마음에서 결정되는 것
따라서, 고독한 인생여정도
행복한 인생여정도
자신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고,
자신의 책임이라는 게 맞을 것 같다.
젊을 때는 일에 대한 열정 때문에
가족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일상이 늘 바쁜 가운데 지났지만
한참 세월이 지나고 보면,
이구동성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은
바쁜 일상에 불만이 많았던 시절
젊었던 그 시절이 좋았다고 추억 할 것이다.
바로, 그것이 인생여정이다.
현역에서 물러나 은퇴생활에 접어들게 되면
대다수의 보통사람들에게는
고독한 인생여정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혼자, 또는 소수의 사람만이 격는
피할 수 있는 인생여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다수의 보통사람들 모두가 비슷한 모습으로
노년기의 인생여정을 보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비록, 노년기의 인생여정이 고독하긴 해도,
세상에 태어나 참자유인으로
지난날과는 다른 모습으로
인생의 마지막 단계이긴 하나
성숙한 삶의 모습으로
인생여정의 통합기로서,
조용히 자신의 삶을 음미하면서
인생을 정리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따라서, 노년기는 고독한 인생여정으로
막연히 죽음을 기다리는 시기가 아니라,
인생여정에서 맞이 하게 되는 진정한 참자유인으로서,
보다 더 의미 있는 삶,
지난날의 삶과는 차원이 좀 다른
새로운 인생여정을 꾸리게 될 것이다.
노년기 인생여정의 고독은
아주 다른 의미를 부여 할 수 있는
고독, 그 자체도 삶의 가치로움을 더하는
인생여정이라는 생각을 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인생은 짧다고들 말하지만,
인생여정은 짧다고 느낄런지 모르지만,
물론, 지나친 세월이 늘 빠르다는 느낌이었으니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지나온 자신의 인생여정을 돌아보노라면,
세월은 결코, 짧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니, 긴 세월, 짧은 인생이라는 게,
가장 적절한 표현이 아닐 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