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9일(현지 시각) 리비아 반정부 세력의 근거지인 벵가지 외곽에서 반군이 격추한 카다피 군 전투기가 폭발해 화염에 휩싸였다. 격추 직전 조종사는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 /AP연합
영국이 20일 저녁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에 ‘2차 폭격’을 가해 카다피 거처 등이 파괴됐다.
영국군 당국은 이번 공습이 미국, 프랑스 등과 함께 벌이고 있는 다국적군의 방공망 공습 작전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존 로리머 영국군 소장은 이메일 성명을 통해 “영국이 지중해에 있는 트라팔가급 잠수함에서 두 번째로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말했다.그는 “영국과 다국적군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1973호 결의안을 지지하는 작전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저녁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는 수 백발의 대공포 발사음과 함께 예광탄이 하늘로 날아가는 것이 목격돼 2차 공습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제기됐었으며, 이 과정에서 미사일 한 발이 날아들어 카다피의 거처를 완전히 파괴했다고 리비아 국영TV가 전했다.
2차 폭격 직전, 수세에 몰린 카다피군은 또다시 정전(停戰)을 발표하며 유화책을 시도했었다. 카다피군 대변인은 “리비아군은 오늘 밤 9시(현지 시각)부터 즉각적인 휴전을 준수하도록 모든 부대에 명령을 하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전 발표는 아프리카연합(AU)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미국 안보 보좌관 톰 도닐론은 “카다피의 정전 선언은 사실이 아니거나 (카다피 측에 의해) 곧 깨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다피군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국제사회의 군사 개입을 승인한 다음 날인 지난 18일에도 정전을 발표했지만 이튿날 새벽 정전 약속을 깨고 반군의 거점인 벵가지 외곽에 대한 공격에 들어갔었다.
특히 카다피군이 이번 정전 선언에서 ‘아프리카연합의 요청에 따른 것’이란 점을 강조한 것은 아랍과 아프리카 지역의 우호 여론을 이끌어 내려는 것이란 분석이다.
마이크 멀린 미국 아프리카군 사령관은 20일 새벽 진행된 1차 공습에 대해 “다국적군의 초기 작전은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방공체계 대부분과 공군 시설 일부를 파괴했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카다피 측은 다국적군 폭격에 의한 사상자 수를 54명으로 집계하면서 “여성과 어린아이, 성직자 등 민간인들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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