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은 기관총과 고사포로 무장한 친정부 세력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위 군중에게 총격을 가해 수십명이 죽어나갔다는 현지의 처참한 상황을 현지 주민과 시위 참가자들의 증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현지에서는 친정부 세력이 사망자의 수를 은폐하기 위해 병원으로 실려온 시신을 다른 곳으로 옮겨 태워버렸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까지 떠돌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이날 ‘전투’는 정오 예배가 끝난 직후 시작됐다.예배를 마친 주민들이 이슬람사원에서 거리로 몰려나와 시위를 시작하자 군인과 무장한 친 카다피 민병대는 군중을 향해 난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위대는 반 카다피 구호를 외치며 트리폴리의 녹색광장을 되찾기 위해 앞으로 나아갔지만 밤이 되자 친정부군이 우위를 차지했고 시위대 대부분은 집안으로 몸을 피했다.그들은 집안에 갇혀 뉴스를 보거나 친구들이 무사한 지 확인했다.
트리폴리의 한 주민은 한 구역에서만 6구의 시신을 봤고 친정부군이 기관총을 쏘는 것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녹색광장 근처에 사는 한 주민은 집 창문을 통해 “자동차에 탄 남자들이 거리에 있는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쏘는 것을 봤다”며 “60명 정도는 죽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친정부 세력이 이슬람사원을 덮쳐 기도하는 사람들에게 총을 쐈고 3명이 숨졌다”고도 했다.
그는 “우리는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그저 듣고 있다.끝날 것 같지가 않다”며 “이 남자(카다피)는 자기 인생의 마지막 날까지 사람들을 죽일 것”이라고 말했다.
친정부 세력이 지붕 위나 거리에서 군중을 향해 기관총과 고사포를 쏴 많은 사람이 숨졌다고 AP통신이 목격자들의 주장을 전했다.
트리폴리 동부 타주라 지역에서 시위에 참여했던 한 남성은 무차별 총격을 가하는 군 앞에서 “우리는 정말 개와 같았다”며 많은 사람들이 머리에 총을 맞고 쓰러졌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친정부 시위대가 구급차를 타고 다니며 사람들을 죽이는 것을 봤다는 한 주민의 증언을 실었다.
‘오마르’라는 이름의 이 남자는 “그들은 구급차에서 사람들에게 총을 쐈다”며 “시위대 중에 부상자가 있었는데 그들이 그를 병원으로 데려가는 줄 알았다.그런데 그들은 비명을 지르는 부상자를 총으로 쏴서 죽였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 때문에 부상자를 병원으로 옮기지 않고 집으로 데리고 가서 치료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또 의사인 자신의 친구가 트리폴리의 한 병원 시체 안치소에서 사망자 수를 감추려고 시신들을 치우는 것을 봤다면서 시신들은 해변으로 옮겨져 불태워졌다는 지역 주민들의 얘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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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트리폴리 공항은 리비아에서 탈출하려는 수천명의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난민촌으로 변했다.공항 내 계단은 담요들로 뒤덮여 있고 밖에는 수천명의 피난 인파가 공항에 들어가기 위해 줄지어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