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YTN 뉴스 화면 캡처 |
카다피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는 녹색광장을 비롯한 트리폴리 곳곳에서 21일 오후 시위를 열 계획이었다.하지만 리비아인과 외국인 용병으로 구성된 친정부 민병대가 강경 진압을 위해 도심 곳곳에 배치돼 거리를 봉쇄하고 건물 옥상에서 사격을 가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한 주민은 리비아 현지로부터의 전화통화를 통해 시위대가 많이 모였던 빈민가인 파슈룸 지역을 민병대가 밤새 공격했다며 이들이 구급차를 포함해 “움직이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실탄을 발사하고 있어 부상자들이 거리에 버려진 채 죽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거리를 장악하거나 건물 옥상에 주둔한 특공대가 시위대에 발포했다면서 “총에 맞아도 병원에 갈 수 없다.아무도 거리를 다닐 수 없다”고 전했다.
트리폴리 주민들은 거리에 나온 사람은 누구나 사살하겠다는 카다피 지지세력의 경고에 겁을 먹고 이날 하루 종일 집에 숨어 있었다고 축출된 재야 활동가인 모하메드 알리가 주민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리비아에서 탈출한 한 요르단인은 사람들이 총에 맞아 숨지고 차량과 상점들이 불에 탔다며 “피바다”가 된 트리폴리의 끔찍한 상황을 설명했다.트리폴리 교외에 사는 한 남성은 카다피의 모습이 담긴 광고게시판과 포스터들이 파괴되고 불에 탔다고 전했다.
리비아 제2도시인 벵가지에서는 시위대가 경찰서를 점거하고 이탈한 군 부대의 도움을 받아 거리를 장악한 것으로 전해졌다.하지만 주민들은 친 카다피 세력이 반격하지는 않을까 공포에 떨고 있다.
벵가지의 한 의사는 공습이 임박했다는 루머가 나돌고 있어 주민들이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우리가 도시를 장악했지만 친 카다피 세력이 아직도 여기 숨어 있다.이들은 언제 어떤 짓이라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프타 알 아레이디(55)는 “그들은 로켓 무기와 비행기를 동원해 우리를 공격하고 살아있는 사람들을 태워죽였다”며 “벵가지는 우리가 장악했지만 카다피는 이제 트리폴리를 공격하고 있다.트리폴리에서만 250명을 죽였다”고 덧붙였다.
카다피가 개혁조치를 발표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서는 “무슨 개혁이냐”며 “그는 42년간 개혁을 약속해 왔다.이제 끝났다.우리는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남성은 지난 21일 폭력사태로 100여 명이 부상했다며 시체 53구가 쌓여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시위가 격렬했던 동부 도시 알-바이다에서도 상상을 넘어서는 “대량학살”이 벌어지고 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아프메드 알-마흐리는 “그들이 비행기로 폭격을 가하고 탱크를 동원해 사람들을 죽였다.거리에 나오기만 해도 사살한다”며 “상상을 넘어서는 최악의 상황이다.이는 대량학살”이라고 전했다.
벵가지 남쪽에 위치한 아지다비야 교외에서는 21일 군용기 한 대가 시위대에 점거된 군 기지 인근에 폭격을 가했다고 한 목격자가 전했다.
당시 다른 시위자들과 함께 무기를 탈취하러 기지에 들어갔던 아흐메드 알-자위는 군용기가 기지 근처 빈 곳을 폭격해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조종사가 선량한 사람이어서 폭격 명령을 받았지만 이를 실행하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지다비야에서는 시위대가 거리 대부분을 장악하고,도시 출입구와 거리를 지키는 경비대를 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알-자위는 현지 주요 부족인 마그라비야 부족과 자위 부족이 시위대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며 부족 전사들이 인근 유전과 정유소를 경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이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