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國際.經濟 關係

상하이영사 내연女 국가기밀 유출 의혹/ 조선일보

鶴山 徐 仁 2011. 3. 9. 20:23
국제
아시아

상하이영사 내연女 국가기밀 유출 의혹

입력 : 2011.03.08 06:58 / 수정 : 2011.03.08 11:11

상하이 주재 한국 외교관들이 한 30대 중국 여성과 잇따라 불륜이 의심되는 관계를 맺고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와 정치권의 기밀이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법무부 등에 따르면 문제의 중국 여성은 올해 초 불륜 파문으로 사직한 법무부 소속 H(41) 전 상하이 영사와 내연관계였던 한족 덩모(33)씨. 덩씨를 통한 정보유출 의혹은 덩씨의 한국인 남편 J(37)씨에 의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덩씨가 보관해온 컴퓨터 파일에 담겨 있던 것이라며 J씨가 공개한 자료에는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정부 내부통신망의 인사정보, 주상하이 총영사관의 비상연락망과 비자 발급 기록, 정부·여당 최고위층을 포함한 정치권 인사 200여명의 연락처(휴대전화 번호) 등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 국내 기업의 중국 주재원으로 있는 J씨는 “아내의 남자관계와 행적을 수상하게 여겨 작년 말 소지품을 살펴보다가 한국 외교관들과 찍은 사진과 문서 파일들을 발견했으며 법무부의 요구로 자료를 넘겼다”고 말했다.
 
덩씨에게서 나왔다는 정부·여당 인사 연락처의 원본에 대해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는 “누군가 고의로 유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덩씨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외교관들은 모두 3명이다.
 
H 전 영사와 K(42) 전 영사는 작년 말 덩씨와의 문제가 불거지자 국내로 소환돼 감찰 조사를 받았으며, 비자 발급 업무를 해온 H 전 영사는 규정을 어기고 덩씨에게 비자를 이중 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J씨가 공개한 자료에는 덩씨와의 내연관계를 암시하는 H 전 영사의 사진들과 K 전 영사가 덩씨에게 써준 ‘친필 서약서’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덩씨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의심하게 하는 P(48) 전 영사의 사진들도 있다고 전해졌다.
 
상하이 주재 한국 외교관과 내연관계였던 중국 여성 덩○○(33)씨에게 유출된 자료 중 하나인 주상하이 총영사관 비상연락망. 이 외에도 국내 유력 정관계 인사 200여명의 휴대전화번호, 비자발급 관련 자료, 외교통상부 인사 관련 문서 등 각종 기밀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

앞서 상하이 교민들 사이에서도 덩씨가 한국 외교관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면서 친분을 이용해 비위를 저지른다는 소문이 돌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무부는 상하이 교민사회에 퍼진 소문 등을 토대로 H 전 영사를 감찰해 덩씨와의 불륜관계는 확인했지만 업무상 비위는 없다고 결론짓고 지난 1월 징계 없이 H 전 영사의 사표를 수리해 사건을 매듭지었다고 밝혔다.
 
오정돈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H 전 영사에게 업무상의 특별한 비위는 없었고 업무상 취득한 비밀을 관련 여성에게 넘겨줬는지도 감찰했는데 기밀문서로 볼 수 없는 영사관 직제표나 비자업무 과정 등에 대한 서류 외에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김정기 전 총영사는 “J씨의 신원이 불분명해 그가 주장하는 자료 유출 경위와 진술을 믿기 어렵다”며 “비상연락망(정부·여당 인사 연락처)은 나를 음해하려는 누군가가 상하이 관저에 침입해서 촬영해 유출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주장했다.

올해 초 불륜 파문으로 사직한 법무부 소속 H(41) 전 상하이 영사와 내연관계였던 30대 중국 여성 덩○○(33)씨에게 유출된 것으로 알려진 `MB 선대위 비상연락망'과 '서울지역 당협위원장 비상연락망'.(위부터) /연합뉴스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