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사랑, 나의 아내! ♥
이제 오늘로 금년 11월도 마지막을 고하는 가 봐요.
이젠 달력도 마지막 한장만을 남겨둔 것 같습니다.
새달에는 더욱 더 새롭게 활기찬 모습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병상의 당신을 생각하면 나라도 기운을 차려야 할텐데
지난 주말부터 나도 몸과 마음이 함께 지쳐가는 것 같습니다.
일상생활을 하는 가운데서도 늘 이런저런 일들로 인해
남들에 비해 바쁘게 이곳저곳을 내왕하던 당신이
하루 이틀도 아닌 긴 시간을 병상에서 보내고 있으니
얼마나 답답하고, 힘들겠나 싶은 생각은 헤아리고도 남아요.
하지만, 어려운 시간 속에서도 지금까지 잘 견뎌 왔으니
틀림없이 예전의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겁니다.
중국의 고사에서 전해오는 새옹지마나 전화위복이라는 말을
되새기면서 이위기를 잘 극복한다면 반드시 좋은 날이 있을 겁니다.
끝까지 좌절하지 하지 않고, 열심히 지성을 다 하게 되면
한 가지 지난 얘기로 하나의 귀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살다가 가끔 자신이 지나친 길목들을 되돌아 보노라면
보세상만사가 그냥 우연의 일치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합니다.
자신도 어린시절 세상을 살아갈 자신의 꿈을 영글게 했던 곳이
예전에는 학이 많이 날아와 학산(鶴山)이라는고 한 곳이었고,
청년기에는 정말 학처럼 군에서 오랜 세월 공중근무를 한 것 같아요!
우둔한 보통사람의 지혜로는 미리 짜여진 예비된 길을 알지는 못해도
당신이 지금 격는 이 고통의 시간에도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지금 껏 당신은 평상인들처럼 당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남들보다는 다른 방법이나 어쩌면 좀 서툰 방법으로 사랑을 하였지만
이제 와 생각하니 그것은 당신만의 사랑하는 독특한 방법이었나 봐요!
하필, 작은 애가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 날부터 내 몸이 시원찮아서
아이도 떠나는 당일까지 걱정하면서 떠나게 만들었는데
자신의 몸을 추수리기에도 벅찬 병상의 당신마져도 내내 문자를 띄우며
집에서 편안하게 쉬고 있는 나를 걱정하고 있다는 걸 생각하니
정녕 이것이 아내의 사랑이요, 늙으면 아내 밖에 없다는 말이 맞나 봅니다.
당신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날에는 우리도 새로운 결정을 내립시다.
더 이상 세상 일에 연연하여 일에만 매달리다가 보노라면
당신에게 그 동안 더 잘해 주지 못했던 것들을 보상해줄 기회마져도
영영 놓쳐버리고 뒤늦게 후회가 막급할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이제 정녕 마음을 온전히 비우고, 당신과 더불어 남은 여생을
보다 더 알차고, 의미있게 보내고 싶습니다. 당신도 내 말에 동의 하시죠?
이번에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위기 상황도 어쩌면 미련하고, 우둔한 나에게
분명하게 교훈을 긴급한 메시지를 전해 주는 것 같습니다.
당신도 아다시피 캐나다 김박사의 말처럼 내가 글쓰는 쏨씨는 없지만
나의 진심을 온전하게 읽고, 받아주었으면 하는 간절합니다.
모든 것 제쳐두고, 이제부터는 오직 당신 곁에서
당신과 함께 남은 여생을 행복하게 보내길 기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