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층은 초속 30m 강풍 불어… 지상1층 섭씨 43도 열기와 대조적
- ▲ 세계 최고층 빌딩인 버즈 두바이 공사현장. 이 건물을 시공하고 있는 삼성물산은 초고층 건축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을 쌓고 있는 ‘버즈 두바이(Burj Dubai·두바이의 탑)’의 1층 공사 현장. 섭씨 43도의 사막 열기 속에 바람 한 점 없었다. 한국의 ‘찜질방’이 떠올랐다. 그러나 100층 공사 현장은 완전 딴 세상이었다. 초속 30m 강풍이 몰아쳤다. 콘크리트 구조물 사이로 휘돌아 나오는 바람은 더욱 셌다. 돌풍에 날려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다리가 떨렸다. 현장 기술자인 삼성물산 강정욱 과장은 “버즈 두바이 공사는 바람과의 싸움”이라고 했다. 풍속이 초속 70m를 넘으면 공사가 중단된다. 100층 위로 인부를 태워 올리는 엘리베이터가 멈추기 때문이다. 풍속 측정기는 맨 꼭대기의 타워크레인과 빌딩 중간 등 3곳에 설치돼 있다. ‘철커덩’ 소리와 함께 솟구친 엘리베이터는 100층까지 3분 이내 도착했다. 현장 간부인 삼성물산 신동균 부장은 “100층 가는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중간에 주저 앉아 펑펑 운 사람이 두 명이나 있었다”고 겁(?)을 줬다.
실제 엘리베이터가 50층을 지나자 안전망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의 기계음도 공포를 더했다. 그러나 동승한 인도·파키스탄 노동자들의 무심한 표정을 보자, 마음이 놓이기 시작했다. 100층 이상 올라가려면 100층에서 엘리베이터를 갈아타야 한다.
100층 면적은 생각보다 넓지 않았다. 삼성물산 양정선 과장은 “990㎡(300평) 정도”라고 했다. 버즈 두바이의 대지 면적(3만2000평)은 서울 코엑스몰(3만6000평)과 비슷하지만, 100층에 이르러서는 100분의 1로 줄어든 셈이다. 그러나 전망은 100만 배쯤 넓어졌다. 걸프 만의 수평선과 아라비아 사막의 지평선이 한눈에 들어왔다. 50층이 넘는 두바이 시내 초고층 빌딩들이 발 아래 꿇었다.
버즈 두바이의 1~39층은 호텔, 40~108층은 고급 아파트, 109~156층은 사무실과 전망대(124층)로 사용된다. 157~160층엔 통신시설이 들어간다. 총 공사비는 8억7600만 달러. 현대판 ‘바벨탑’답게 17개국 출신의 기술자와 노동자가 하루 5000여명씩 투입된다. 2008년 말 완공 예정이나 최종 높이 문제로 완공이 2009년 중순으로 연장됐다고 한다.
버즈 두바이를 짓고 있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오는 2015년 초고층 건축물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계획이다. 2003년 타이베이 101빌딩(508m, 대만), 1997년 페트로나스타워(452m, 말레이시아)를 완공한 삼성물산은 초고층 건축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7/09/18/200709180121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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