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운
누구라도 세상을 삭막하게 보노라면
한없이 메말라 보이게 될런지 모르지만,
또 어제는 새벽수련을 마치고 학교로 출근하는 길에
하빈교 부근에서 무쏘차량이 갑자기 내 차 뒤를 추돌,
차량범퍼를 교환하는 정도의 사고를 겪은 하루였지만,
오늘은 그 사고를 낸 운전자가 몸이 괜찮은지
염려하는 안부를 묻는 전화를 주었고,
구미대를 졸업한 두 제자의 안부가 있었고
한 제자는 주말을 기해 멀리 서울에서 대구까지
만나러 오겠다고 전해오는 기분 좋은 소식이었고,
우리 대학의 내가 아끼는 제자는 하루가 멀다하고
건강과 끼니까지 늘 전화로 문자로 챙겨주니
이젠 대학강단을 떠난다 해도 후회스럽진 않을 만큼
마음 한 구석이 흐믓하고 기쁨을 느끼게 된다.
물론,더 많은 제자들을 깊이 사랑하고 품어주지 못했던
아쉬움이야 한편으론 지울 수가 없는 터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마음 속으로 미워했던 제자들은 없기에
자신의 한계를 방패삼아 스스로 위안을 하는 수밖에
이제 와서야 다른 특별한 방도는 찾기 어려울 것 같다.
비록, 어제는 몸도 마음도 피곤한 하루였었는 데,
오늘은 저녁에 귀가할 때까지 새벽수련을 마친 후
부원장께서 챙겨준 찹쌀 떡 세 개 외엔 먹은 것도
없이 하루 종일 연강을 했지만 별로 피곤함도 없으니
아마도 사랑이 담겨진 따뜻한 인정의 선물 덕인 가 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