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鶴山의 넋두리

사랑하는 제자의 글

鶴山 徐 仁 2006. 9. 6. 14:56

사랑하는 제자의 글은 언제나 나에게 정겨운 감정을 가지게 하고 반가운 마음을 느끼게 한다.

사랑하는 수진이는 요즘 젊은이에게서는 찾아 보기가 힘든 헌신과 애타심이 강하기 때문에 때로는 측은하고 연민의 정을 가지게 하며, 안스러운 마음으로 걱정을 하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금권만능과 이기주의에 너무 과민하여 부모도 형제도 친구도 이재에서는 양보가 없는 각박한 현대 사회에서 이런 젊은이가 내 제자 가운데 있다는 것이 무척 자랑스럽다.

또래의 나이들에 비하여 생각이 깊고, 지나치게 부모와 가족에게 헌신적인 그녀에게 조금의

불만스러움도 없진 않지만, 이제는 동생도 외국유학으로 학업을 잘 마치고 돌아 왔으니, 

앞으로는 좀더 자신을 위해 더 많은 배려가 있기를 독려해 나가고 싶은 마음이다.

 

교수님 안녕하셨죠

불초제자 수진이 오랫만에 인사드립니다.

교수님 어떻게 잘지내시는지요..

저는 동생이 미국에서 돌아와서 기뻐하고 있어요.

많이 배우고 왔더군요..

캘리포니아 주립대에 있었는데

수강한 과목 모두 A학점 받아와서

정말 저는 기뻐요...

그리고...요새는 그리 힘들지가 않아요.

욕심도 버리고 ...

그냥 쉬어가면서 잠도 충분히 자 가면서 일하고 있어요.

운동은 못하고 있어서 조금 섭섭하지만요.

운동할 여유가 아직은 없네요.

교수님..........

세상 혼자 사는것만이 아니네요.

그래도 이렇게 잊지않고 연락주시는 교수님도 계시고

이 노수진. 인생 헛산 것만은 아닌가 봐요.

외롭기도 하고..너무 앞만보고 와서

뒤를 돌아볼여유가 없어서...

어떻게 나이를 먹었는지도 모르게..

나이를 먹습니다...

벌써 몇달만 있으면 스물일곱이네요.

교수님 앞에서 나이얘기할 군번은 아니지만..

여자나이 27세...결코 적은 나이가 아니네요..

돌이켜보니...그동안 무엇을했나..생각해보니..

제대로 한번 놀아본적이 없어요.

친구들과 호프집에서 수다를 떤다던가... 나이트에 놀러를 간다던가...명동거리를 친구랑 헤메고 다닌다던가..

저한테는 먼나라 이야기 같습니다..

아무런...그런 생활전혀못해보고

나이만 먹어버렸어요...

일하느라...나이먹는줄도 모르고..이렇게 하루하루 정신없이

보내버렸어요.

지금이라도 나를위해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쉬어도 되지만.

나를 좀더 조여서 마음이 그렇게 안해주네요..

휴가도 없이 일하고..

어쩌다 하루 쉴라치면..마음이  답답한것이

다시 일을 손에 잡게 되네요.

여유를 가지고 싶은데..

강박증인것같아요...

뭔가..하지않으면 불안하고...빨리빨리 이루려고

나를 잡아매는...이런것 고쳐야 하는데..

아무튼..교수님..빨리 뵙고싶어요.

비오는밤...나이먹은 여제자의 푸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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