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대한민국 探訪

변산 반도

鶴山 徐 仁 2006. 2. 25. 00:39
저녁 어스름에 잠긴 채석강. 파도에 묻힌 채석강 바닥은 수만년 세월동안 바람과 물이 깎아 만든 파식 지대다.

일단 서해안으로 떠나자. ‘흥행 보증수표’ 변산반도가 있다. 일년 중 어느 때라도 ‘기본’은 한다. 채석강과 내소사는 아이들 교육 여행으로도 그만. 최근 흥행가도를 달리는 영화 ‘왕의 남자’ 촬영지도 있단다. 변산에서 꼭 볼 것, 꼭 먹을 것 3가지만 골랐다.

#멋1 ‘왕의 남자’ 촬영지 부안영상테마파크

조선시대 왕궁과 민가, 골목 등으로 조성한 촬영용 세트장이다. ‘태조 왕건’ 촬영지인 경북 문경시 KBS 사극 촬영장과 비슷하지만, 규모는 2배가 넘는 4만5천여평. 찬찬히 둘러보려면 한시간은 잡아야 한다.

궁궐 장면이 대부분인 ‘왕의 남자’는 80% 가량을 이곳 왕궁 세트에서 촬영했다. ‘돈화문’과 ‘근정문’을 지나면 비로소 용상이 있는 ‘인정전’이 나오고, 좌우엔 ‘사정전’과 ‘교태전’이 있다. 마당엔 임금의 가마인 연과 인력거, ‘왕의 남자’ 촬영 장면 사진을 전시했다. 민가 세트도 재미있다. 약방엔 약주머니가 주렁주렁 달렸고, 초가 마루엔 비스듬히 지게가 걸쳐져 있다. 벽에 붙은 ‘전라좌수영 주민 총동원령’ 벽보는 KBS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촬영 흔적.

‘불멸의 이순신’은 변산 곳곳에서 촬영했지만, 부안영상테마파크와 멀지 않은 궁항 전라좌수영 세트가 가장 보기 좋다. 바다에 면해 각 건물을 계단식으로 쌓아올려 기와 지붕 너머로 바다가 보인다. 세트장 입구엔 수십 채의 포장마차가 난립해 어수선한게 눈에 거슬린다.

#멋2. 채석강 자연사 답사

‘만권의 책을 쌓아 놓은 듯하다’는 채석강의 절경은 익히 알려져 있다. 절경뿐일까? 채석강은 훌륭한 자연교과서. 호수의 퇴적 작용과 파도의 파식(波蝕) 작용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채석강 절벽은 수백 개의 퇴적층이 쌓여 있는 퇴적암. 해수면 근처의 검은 색 층리는 이암, 윗 부분의 두꺼운 층리는 사암이다. 학자들은 채석강이 1억~6천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에서 신생대초에는 호수였던 것으로 보고 있다. 층리의 구조로 보아 크기는 작지만 수심이 깊고 경사가 급한 호수였을 가능성이 높다. 또 맨 아랫층엔 화산재 성분인 응회질이 있어 호수 생성 초기에 화산활동이 벌어졌을 것으로 짐작된다.

썰물 때만 드러나는 바닥은 파식 지형 파도가 수만년에 걸쳐 층리를 깎아내면서 부드러운 부분이 깎여나가고 단단한 부분만 남은 것. 마치 보도블럭처럼 보인다. 절벽 군데군데 난 굴은 바닷물과 파도가 절벽을 때려 부순 해식 동굴이다. 채석강은 부산 태종대, 경남 고성 상족암 등과 더불어 파식대가 잘 발달된 곳으로 꼽힌다.

#멋3. 내소사 전나무 숲길과 문살

백제 고찰 내소사를 가 보지 않은 사람도 ‘전나무 숲길’과 ‘문살’은 안다. 일주문에서 시작되는 600여m의 숲길. 초록 나무 위로 눈이 켜켜이 쌓여 있다. 숲길 마지막의 작은 연못은 ‘장금이 연못’. 드라마 ‘대장금’에서 장금이가 한상궁이 경합에 패한 것이 자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시무룩하게 앉아 있던 곳이다.
사진 위쪽부터 궁항 ‘불멸의 이순신’ 촬영지. ‘왕의 남자’를 촬영한 부안영상테마파크. 계화회관 백합죽.


단아한 절집 풍경도, 경내의 1천년 묵은 느티나무도 좋지만, 내소사의 진짜 매력은 대웅보전 문살. 8개 문짝 가득 꽃무늬가 조각돼 있는데, 자세히 보면 꽃모양이 같지 않다. 연꽃이 있고, 국화도 있고, 해바라기도 있다. 절집 문살에 왜 꽃을 새겼을까? 불성을 깨닫는 과정이 꽃이 봉우리를 맺고 활짝 피어나는 것과 같아서란다. 대웅보전의 건립시기는 1633년. 당초엔 채색이 되어 있었겠지만, 세월 덕에 지금은 빛이 바랬다. 내소사 템플 스테이도 참여해볼만 하다.

▲변산에서 꼭 먹을것 3가지

#맛1. 백합죽=백합은 전복만큼은 아니어도 고급 조개다. 백합 중에서도 변산 인근 계화도에서 캐낸 백합을 최고로 친다. 부안IC 부근 계화회관(063-584-3075)은 28년 전통의 백합 전문식당. 계화도 백합에 계화도 간척지에서 수확한 쌀로 죽을 쑤어낸다. 백합죽 7,000원. 백합탕(2만원), 백합회(2만원)도 판다. 백합과 야채를 넣고 부쳐낸 백합파전(7,000원)은 죽만큼은 못하다. 친절도는 맛에 비해 떨어지는 편. 계화도 백합은 새만금 공사가 완료되면 더 이상 먹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새만금 마지막 물막이 공사는 다음달 시작된다.

#맛2. 바지락죽=변산의 식당들은 모두 바지락죽을 팔지만, 원조는 변산온천 입구의 변산온천산장(063-584-4874). 10여년 전 이 집에서 처음 개발한 바지락죽이 변산 전체에 널리 퍼졌다. 바지락은 백합에 비하면 흔하디 흔한 조개지만, 죽 맛 만큼은 떨어지지 않는다. 쫄깃한 바지락에 인삼 뿌리를 넣어 비린 맛을 없앴다. 바지락죽 6,000원.

#맛3. 충무공밥상=격포파출소에서 ‘전국에 소문난 밥집’이라고 소개해 준 곳이 격포항 ‘군산식당’(063-583-3234). 이 식당 벽을 보면 변산에서 촬영한 영화·드라마 리스트가 나온다. ‘불멸의 이순신’ ‘프라하의 연인’ ‘왕의 남자’ 등 영화 스태프들이 ‘다녀갔다’는 흔적을 남겨놨다. 백반과 해물탕을 판다. 5,000원짜리 백반에 딸려나오는 찬이 20여가지. 갈치조림, 간장게장, 양념게장까지 나온다. ‘충무공 밥상’은 백반에 탕을 추가한 것. 조개탕은 7,000원, 꽃게탕은 1만원이다.

▲여행길잡이

▶교통

서해안고속도로 부안IC·줄포IC를 이용한다. 부안읍·계화회관·변산해수욕장은 부안IC가 가깝고, 내소사·곰소항은 줄포IC가 좋다. 격포항은 양쪽 모두에서 중간 거리. 서해안고속도로와 이어지는 30번 국도는 부안읍~변산해수욕장~격포항~곰소~줄포까지 변산반도를 한 바퀴 돈다.

부안영상테마파크(063-583-0977)와 궁항 전라좌수영세트는 격포항 근처. 30번 국도 부안~격포 방향으로 달리다 격포항을 지나자마자 왼편 산 밑에 보이는 기와지붕이 부안영상테마파크. 영상테마파크 내에 식당과 찻집이 각각 한 곳씩 있고, 주변에 식당은 없다. 활쏘기 체험(10발 3,000원)을 할 수 있다. 입장료 어른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 3,000원. 주차는 무료. 궁항 전라좌수영 세트는 격포항 지나 언덕을 넘으면 오른쪽으로 이정표가 나온다. 입장료는 없고, 주차료는 승용차 2,000원. 주차공간이 좁다. 부안군청 홈페이지(www.buan.go.kr)에서 ‘불멸의 이순신’ 촬영지 답사 지도를 출력해가면 편리하다.

내소사(www.naesosa.pe.kr·063-583-3035)는 줄포IC에서 곰소항 방면으로 달리다 곰소항을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이정표가 나온다. 입장료와 사찰관람료 포함해 어른 3,200원, 청소년 1,300원. 템플스테이는 1박2일(어른 5만원, 중·고생 3만원) 프로그램과 2박3일 프로그램이 있다. 나이 제한은 없지만, 정숙한 분위기를 위해 나이 적은 어린이는 부모가 책임져야 한다. 홈페이지에서 접수받는다.

채석강 해변 산책은 썰물 때만 가능. 파도가 센 겨울엔 낙석 위험이 있어 해변 진입 자체를 통제하기도 한다. 염전과 젓갈시장으로 유명한 곰소항도 제철이 아니니만치 다소 썰렁하다. 소금일은 4월부터 재개된다.

▶숙박

격포항 주변에 모텔이 몰려 있다.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 난방이 제대로 안되는 경우가 있다. 미리 불을 떼어달라고 부탁해두는 편이 낫다. 곰소항 입구의 곰소황토한증막(063-581-6974)은 숙박을 겸한다. 1박 3만원. 옷값 1,000원만 내면 황토한증막을 이용할 수 있다. 숙박 없이 한증막만 이용할 땐 어른 5,000원, 어린이 3,000원이다. 부안군청 문화관광과 (063)580-4395


〈부안/글 최명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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