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각(고려대 명예교수.경제학) |
중국은 1월
9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포함한 중공 중앙정치국 상임위원 전원과 10만여 명의 과학자들이 참가한 전국과학기술대회를 북경인민대회당에서
대대적으로 개최했다. 이날 중국은 2006년부터 2020년까지 15년 동안에 세계 최대최강의 선진과학기술국가 건설목표와 중국형 신기술 개발
계획을 당당한 결의를 가지고 선포하였다.
이미 세계 최고의 간암수술기술과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두 번에 걸쳐 유인인공위성발사에 성공한 중국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신기술연구개발과 사회발전에 국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중국은 50년 내에 세계최고의 과학 복지국가를 이룩할 것을 선포하고 나섰다. 이 중국을 이웃에 두고 있는 우리는 지식인들과 사회지도계층의 사람들이 일시적 공명심에만 몰입되어 있는 우리 사회현상을 보면서 마음이 착잡해짐을 금할 수가 없다. 10여 년 전만해도 한국은 여러 분야에서 중국보다는 한발 앞서 있었다. 그러나 지난 10여 년 기간 중 우리는 소위 햇빛정책과 북한의 전략전술에 홀려 정신적으로나 전략적으로 무장해제한 상태에서 시간을 낭비하고, 대내적으로는 경제, 과학 모든 분야에서 골다공증현상을 자초한 정치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기초연구개발의 전초기지 역할을 해야 하는 한국의 대학들도 중국과 비교하면 걱정되는 부문이 너무 많다. 중국은 아직 강의실이나 교수 연구실이 시설측면이나 난방측면에서 열악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겨울방학이 한국보다 훨씬 짧다. 중국의 학기는 9월초부터 시작하여 1월 20일까지 계속된다. 춘절(구정)방학은 1월 20일경부터 2월15일경에 끝나고 곧 봄학기가 시작되어 6월 20일경까지 계속된다. 일 년 동안 방학 기간은 2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비해 한국대학들은 2개월 반의 여름방학과 거의 3개월의 겨울방학을 보내는 셈이니 이 단순한 산술 비교로만 볼 때도 학문과 연구의 경쟁력에서 한국이 우위를 갖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더욱이 근래 중국학생들의 학문열기가 일반적으로 한국학생들의 학문열기 보다 훨씬 큰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강의가 중국어가 아닌 영어로 행해져도 거의 모든 학생들이 이해하고 따라오는 데 큰 어려움이 없는 것도 한국대학생들과 차별된다. 중국은 국가적으로는 항상 미국과 경쟁관계를 의식하고 있지만, 중국 젊은이들은 많은 한국 젊은이들처럼 반미감정을 지니고 있지도 않으며 배워야 할 것들은 그 누구로부터라도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는 자세이다. 그들은 한국 젊은이들 보다 더 개방적인 세계관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적자본과 자연자원 그리고 광대한 관광자원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는 중국은 비록 급속한 경제성장과정에서 야기되고 있는 지역간 빈부격차의 확대라는 당면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이러한 개발과정의 부작용도 결국 계속적인 성장과 기술개발을 통해 극복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국영방송(CCTV)중에는 24시간 영어방송을 제공하는 국제 채널이 2개가 있다. 방송을 맡고 있는 많은 앵커나 보도 기자들 그리고 시사 논객들의 영어와 지식수준은 확실히 국제수준이며 우리와는 수적으로나 질적으로 경쟁수준을 훨씬 넘어서고 있는 모습도 우리를 부럽게 한다. 우리가 인적자본의 수준과 질에서 상대적으로 뒤떨어지고, 또한 사회자본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면 그 근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한국 지도계층의 근시안적 지도력과 배타적 민족의식으로 인하여 국민과 젊은이들로 하여금 개방적인 삶의 자세를 갖게 하기보다는 폐쇄적인 국내문제와 단기적 승부에만 목숨을 걸고 살도록 몰아온 정치사회적 환경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지난 십여 년 간의 역사과정에서 거짓이 지배적인 영향력을 미쳐 국민들을 우민화해 왔다. 지금 우리에게 시급한 과제는 국가의 운영방향 설정에서 편협한 정치적 이념대립보다는 국민 전체의 생존현장에서 무엇이 정의(正義)이고 무엇이 불의(不義)인가를 식별하고 대응하는 일이다. 정치적으로 정부가 국민을 속이고 인권을 탄압하며 국민을 오도하면 그것은 분명 불의와 거짓 집단임에 틀림없다. 이런 의미에서 북한 김정일정권은 불의의 집단이며 남쪽에서 이 집단을 찬양하고 지원하는 세력 또한 불의의 무리들이다. 이들 때문에 우리국민들 특히 젊은이들의 시각이 흐려지고 좁아져 국제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뒤처지고 있다. 우리는 우리 나라의 저변에 침투 확대되고 있는 이들 불의의 세력들을 몰아내고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이웃 나라들과 세계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가 우물우물 하면서 뒤척이고 있는 동안 중국을 비롯한 이웃 나라들은 비상하는 용(龍)처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우뚝 솟아오르고 있다. 우리가 힘을 모아 국력을 신장시키고, 열린 자세로 우리의 사회자본(社會資本)을 확충하지 않으면 우리의 존재는 국제적으로 대접을 받지 못하게 된다. 이웃 중국의 발전을 보면서 우리 정치인, 사회지도계층 그리고 지식인들 모두는 회개하고 정신 차려 일어서서 우리 나라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분발하지 않으면 역사의 심판을 면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시간은 우리 편에 항상 머물러 있지만은 않는다. | ||
미래한국 2006-01-13 오후 2:1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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