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한 반응으로 하나님이-공의의 하나님이시기 때문에-죄과를 묻고 계시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이브에게는 출산의 고통을 크게 더 하셨고 남편인 아담에게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평생을 땀을 흘리며 일을 해야 살 수
있게 하시는 징계를 내리셨다. 아울러 흙이니 흙으로 돌아가리라 하셨으니, 곧 인간은 죽을 수밖에 없음을 선포하심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가만히 살펴보니 이는 곧 인간의 삶에 대한 하나님의 운행원리와 계획을
선포하심이 아니던가? 즉 생명을 선물로 주신 후 열심히 일하면서 살고 궁극적으로는 죽을 수밖에 없지만 죽기 전에 새로운 생명을 잉태함으로 한
인간의 생명은 유한하지만 인간의 삶은 영원하도록 지어 놓으셨다는 것이다. 우리가 주위에서 늘 경험하는 일이라서 새삼스러울 것이 없긴 하지만
창세기를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명쾌하게 그 질서를 선언해 놓고 계신 것이다.
창세기 3장의 말미에는 대단히 의미심장한 조치가 기록되고 있는데, 곧
생명나무 열매에 대한 접근 금지 조치인 것이다. 즉, 하나님은 첫 사건이후 인간에 대한 불신감을 표출하셔서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를 쫓아내시고
생명나무 열매를 지키기 위해 에덴동산 주위에 그룹들을 두시고 두루 도는 화염검을 세우기까지 하셨다. 결국 인간들은 하나님이 두 번째로 금하신
생명나무의 열매조차 따먹고 말 것이라는 하나님의 불신에 찬, 절망적 조치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