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대학교 광전자물리학과 임천석 교수는 27일 뉴시스에 '황우석 교수, 논문 조작하지 않았다'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황우석 교수, 논문을 과장했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것"이라며 "앞으로 밝혀지겠지만 '황우석 교수는 논문을 과장했고, 줄기세포는 누군가에 의해 조작됐다'로 사태가 악화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벨 연구소의 '얀 헨드릭 쇤(Jan Hendrik Schon)'의 예를 들며 "황 교수의 논문은 조작이 아닌 과장"이며 "왜 우리 스스로 국가적인 자폭 내지는 자해모드로 진입했는지 불가사의"라고 개탄하기도 했다.
임교수에 따르면 쇤 박사는 한때 물리학계의 떠오르는 신성(新星)으로 노벨물리학상에 회자되던 인물이었지만 1998년에서 2001년 여름까지 총 20명의 공동 저자와 함께 평균 8일에 한번 꼴로 논문을 생산해냈다.
그러나 쇤 박사는 논문조작이라는 희대의 사기극으로 네이처 7편, 사이언스 8편 총 15편의 주옥(?)같은 논문들이 취소되고 박사학위도 박탈되는 치명적인 불명예를 당했다.
쇤 박사의 논문은 버클리 대학의 리디아 손 교수를 비롯, 유수의 여러 연구그룹들에서 재현실험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하면서 논문 데이터 조작이 드러났다.
임교수는 "논문조작이란 쇤 박사의 논문에서처럼 통상 '재현 불가능한' 조작을 의미한다"며 "현재 황우석 교수의 논문조작이 논문제출 시점에서 과연 재현 불가능한 조작이었는지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임교수는 이어 "황교수가 발표한 논문에는 난자 185개로 맞춤형 줄기세포를 총 11개 만들었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논문제출시점인 3월15일 황교수의 연구팀에는 단 2개의 줄기세포밖에 없었다는 것이 바로 논문조작이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교수는 "우리가 통상 알고 있는 희대의 과학사기 또는 논문조작들은 재현 불가능한 과학적인 결과를 연구자가 인위적인 조작으로 만든 사건들"이라며 "그러나 황교수 연구팀 소유의 줄기세포는 2004년 수립한 1번 줄기세포와 이미 존재했던 2, 3번 줄기세포, 그리고 논문발표 전후 만들어진 6개의 줄기세포 등 총 9개"라고 밝혔다.
임교수는 또 "황교수가 몇 백개의 난자를 사용했건, 그것이 당장의 실용화로 직결되건 안되건, 현대의 기술전쟁에서 2등은 없고 오직 1등만 존재할 뿐"이라며 "막대한 이권과 미래의 기술패권이 꿈틀대는 전장의 치열함은 과학자라 할지라도 필요하다면 선점의 쇼맨십과 연구성과에 대한 적절할 정도의 과장은 요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특히 세계적인 이목을 받고 있는 연구분야에서 과연 과장되지 않은 논문발표가 얼마나 될까 의문이 아닐 수 없다"며 황교수를 옹호했다.
임교수는 특히 "논문 제출을 전후해서 테라토마단계까지는 아니지만 이미 9개의 줄기세포가 확보된 상황인데 왜 우리 스스로 국가적인 자폭 내지는 자해모드로 진입했는지 불가사의가 아닐 수 없다"며 현재의 상황을 개탄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임교수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일부 학자들은 "황교수의 논문은 분명한 '조작'"이라는 견해를 밝히며,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S대 환경보건학 박사 J씨는 "미국보건성에서 규정한 연구부정행위를 보면 분명 황교수의 행적은 '조작'에 해당한다"며 "미국 규정을 꼭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냐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국제학계에서 이 같은 개념이 통용되는 것으로 안다, 황교수의 행위는 분명 '조작'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S대 과학사 석사 K씨는 "수백 수천 번의 반복적인 실험을 거쳐 '맞춤형 줄기세포'라는 결과를 얻어내는 것 자체가 목표인 황교수의 연구에서 줄기세포의 개수를 실제보다 많게 발표한 것은 단순히 사회학적 연구에서 1000명 중에 100명이 그렇다고 대답한 것을 150명이 대답했다고 데이터를 조작하는 수준과는 다른 차원"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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