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3-4제인 기본 학제를 산업 수요와 학생의 성장발달 변화에
맞게 5-3-4-4제로 개편하자는 논의가 일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개편의 필요성은 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되긴 했지만 여당이 관련법 개정에
나서는 만큼 교육인적자원부도 개편 방안을 함께 연구할 계획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
▽기본학제=1945년 광복 이후 미군정 주도하에 구성된 교육개혁심의회는 1946년 6-6-4제와 6-3-3-4제를 병행하는 단선형 학제를
채택했으나 실제 운영은 6-6-4제가 주였다.
그러다 1951년 현재의 6-3-3-4제로 개편돼 54년 동안 유지되고 있다. 부분적인 수정 보완이 있었지만 직업기술 분야와 2년제
초급대학 및 전문대, 특수목적고 등 학교 유형을 다양화하는 선에 그쳤다.
▽개편 필요성=열린우리당 교육위원회 이인영(李仁榮) 의원은 15일 국회에서 ‘지식기반사회 학제발전 방안 토론회’를 열어 학제 개편을
공론화할 계획이다.
13일 한국교육개발원 김영철(金永哲) 선임연구위원은 “초등학교 수업연한을 6년에서 1년 줄이는 대신 고교를 3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자”는
내용의 주제발표를 할 예정이다.
일반계 고교 졸업자의 81%, 실업고 졸업자의 60% 이상이 대학에 진학할 정도로 과도한 진학열과 입시 위주 교육이 학생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진로 교육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
따라서 학생이 학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유연하게 개편해야 국가경쟁력과 인적자원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은 “초중고교 및 대학 교육과정 16년은 너무 길어 사회에 진출하는 연령이 높아지고 고교 졸업 뒤 사회생활을 하다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길이 사실상 막혀 있다”며 “특히 학생의 성장발달이 빠른데도 초등 저학년과 고학년을 6년 과정에 묶어 놓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1∼10학년)과 이후 진학 및 취업 준비과정(11∼12학년)을 분리 교육하고 초·중학교 의무교육 9년이 선진국과 비교할
때 너무 짧은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어떻게 개편하나=김 위원은 초등학교 과정을 1년 단축하고 고교를 4년으로 연장해 고교 교육을 충실하게 하는 5-3-4-4제를 제안했다.
미국 프랑스 등에서 채택 중인 학제다.
고교 4년 과정 중 전반 2년은 국민공동기본교육과정으로 운영하고, 후반 2년은 선택과정 중심으로 운영해 진학과 취업준비 교육에 집중하자는
것.
이 의원은 여기에다 취학연령을 만 6세에서 5세로 낮추고 취학 직전 1년의 유아교육에 대한 의무교육은 순차적으로 실시하는 내용을 담아 이달
중 교육기본법과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국회에 낼 계획이다.
▽10년 걸리는 대역사=교육부는 학제 개편에 대한 입장을 확정한 것은 없지만 공론화 작업에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학제 개편을 인적자원개발기본계획에 포함해 논의하고 정책연구, 여론수렴, 관련법 개정 등을 하려면 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관련법 개정안이 제출되면 논의할 계획”이라며 “그러나 교원자격·수급, 예산확보, 현행 3월 학기제를 9월로 바꾸는 방안
등도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시일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
[사설] '유·5·3·4·4 학제' 논의할 만하다
입력 : 2005.09.16
16:58 00'
김진표
교육부총리가 초등 6년·중학 3년·고교 3년·대학4년으로 된 현행 ‘6·3·3·4 學制학제’의 개편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치원을
公敎育공교육의 틀에 집어넣으면서 초등학교 수업연한을 1년 단축하고 대신 고교과정을 1년 연장하는 ‘유·5·3·4·4제’가 유력한 代案대안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6·3·3·4 학제’는 1951년에 정해진 것이어서 그동안의 사회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무엇보다 지금은 유치원
교육이 보편화돼 있다. 그런데도 유치원 교육과 초등학교 교육이 연계되어 있지 않아 유치원에서 배운 것을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다시 배워야 하는
형편이다. 유치원을 공식 교육과정에 넣고 초등학교 과정을 1년 짧게 하는 것은 ‘중복 교육’의 非비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다.
고교 과정을 4년으로 늘리면서 ‘전반 2년’에는 공통기본 과정을, ‘후반 2년’에는 선택 과정을 주로 가르치겠다는 것도 다양한 교육을
가르칠 기반이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괜찮은 생각이다. 자질과 적성에 따라 자기가 원하는 분야를 선택해 심도 있게 배워야 경쟁력이 생긴다. 그런
집중 교육으로 특정 과목과 특정 분야에서 대학생 수준으로 실력을 닦은 학생이라면 대학에 진학해서는 일정한 테스트를 거쳐 같은 공부를 다시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게 고교 교육과 대학 교육의 연계성도 높여줘야 한다. 고교에서 대학 과목을 미리 배워 학점까지 딸 수 있는
AP(Advanced Placement) 제도의 활성화가 그런 방안이다.
진학·진급 시스템의 柔軟性유연성도 높여야 한다. 지금의 학교교육 시스템에서는 영재도, 학습부진아도 모두 같은 진도에 따라 배우고 때가 되면
똑같이 학년이 올라가고 상급학교로 진학하게 돼 있다. 개인 差차를 감안해서 영재는 越班월반을 시키고 부진아는 추가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학제 개편은 교육시설의 재배치, 교원양성 시스템의 변화 등 교육 전반에 커다란 영향과 파장을 가져올 사안이다. 차근차근 논의하되,
차일피일해서도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