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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소문 수니파 짓”… 종파갈등 악화

鶴山 徐 仁 2005. 9. 2. 10:14
“테러소문 수니파 짓”… 종파갈등 악화
이라크 순례객 참사, 내전 빌미 될 가능성
알카에다 관련단체 “이번일 시아파의 업보”
신정선기자 violet@chosun.com
입력 : 2005.09.02 02:22 52'

지난달 31일 이라크 바그다드 북부의 이슬람 시아파 성지(聖地)인 알 카드미야 사원 근처에서 일어난 순례객 참사는 1400명이 넘는 사상자를 낳았다. 이번 참사는 이라크 헌법 초안이 의회에 상정된 지 불과 3일 만에 발생해, 이번 사건이 헌법 제정을 둘러싸고 시아파·수니파 간 갈등이 불러온 유혈 사태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라크가 내전의 수렁에 빠져든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알 자르카위 세력이 ‘폭탄 테러’ 소문 퍼뜨려”=이번 사건의 사망자는 965명, 부상자는 465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다리 위 순례객들을 죽음으로 몬 것은 테러가 아니라 ‘테러에 대한 공포’였다. 경찰은 알 아이마 다리와 주변에 주차된 차에서 전혀 폭발물을 못 찾았고, 폭탄을 소지했던 순례객도 없었다고 밝혔다.

차량 자폭테러범을 막으려고 설치했던 철조망은 그 위에 깔리고 밟힌 희생자들의 핏자국으로 얼룩졌다. 생존자 파드헬 알리(28)는 “사람들이 마구 소리치기 시작해서 강으로 뛰어들었다”며 “여자들과 아이들도 따라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무와파크 알 루바이에 이라크 국가안보 보좌관은 “사담 후세인의 잔당 또는 테러범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의 추종자들이 종파 간 갈등을 극대화하려고 ‘폭탄 테러범이 있다’는 소문을 퍼뜨렸다”고 말했다.

마침 이날은 헌법 초안에 대한 국민투표(다음달 15일)의 유권자등록 마감일이었다. 이 탓에, 헌법 초안에 불만이 많은 이슬람 수니파가 이날을 ‘거사일(擧事日)’로 잡았다는 소문도 돌았다. ‘자이에크 알 타이파 알 만수라’(승리를 위한 공동체 군대)라는 한 알 카에다 관련 집단은 이번 참사는 “시아파가 수니파에 자행한 인종청소에 대한 응징”이라고 주장했다.

◆종파 간 적대감 ‘악화일로’=이슬람의 양대 종파인 수니파와 시아파는 예언자 무하마드가 632년 아들 없이 사망하면서, 그 후계자 선출을 두고 갈렸다. 전 세계적으로는 수니파가 우세하지만, 이라크는 인구의 60%가 시아파다. 시아파는 북부의 쿠르드계와 연합해, 지난달 28일 느슨한 연방제를 골자로 한 헌법 초안을 확정했다. 그러나 수니파는 이 ‘연방제’ 헌법이 시아파와 쿠르드계가 점차 독립해 나가려는 음모로 보고, 극렬히 반대한다.

이라크 각료들도 종파에 따라 분열됐다. 시아파인 바얀 솔라그 내무장관은 이번 참극의 책임을 물어, 수니파인 사둔 알 둘라이미 국방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AFP통신은 “시아파는 이번 사건을 수니파의 도발로 받아들인다”며, 수니파가 배후로 밝혀지지 않더라도 종파 간 갈등의 골은 이미 메우기 힘든 수준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