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와 대화를 하다 보면 이 순간이 지나가는 게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주옥같은 대사들을 뱉어내는
우리를 발견한다.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라지만,
도대체 언니는 세월과 얼마나 싸웠길래 이런 깊은 깨달음을 얻은 것일까
궁금해 물어보니 언니는 살면서 고난과 풍파를 피해가는 법을 몰라
온 몸으로 부딪히고 온 마음으로 아팠다고 한다.
온 마음으로 아팠다는 말에 나는 밑줄을 긋는다.
덕분에 나는 살아있는 책을 매일 읽고 있는 기분이다.”
정다이 저(著) 《진심을 말해 버렸다》 (달꽃, 90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이대흠의 시 「동그라미」 에 보면 어머니의 발음법이 나옵니다.
“어머니는 말을 둥글게 하는 버릇이 있다. 오느냐 가느냐라는 말이
어머니의 입을 거치면 옹가 강가가 되고 자느냐 사느냐라는 말은
장가 상가가 된다(중략)우리들의 받침인 어머니. 어머니는 한사코
오손도순 살어라이 당부를 한다. 어머니는 모든 것을 둥글게 하는 버릇이 있다.
”우리 어머니들 언니 누나 형님들은 온몸으로 매일 시를 써왔습니다.
국어 사전을 옆에 두고 쓰는 시와는 다릅니다.
말과 삶과 사랑이 하나 되어 둥글어진 시가 아름답습니다.
중국 춘추시대 이야기입니다.
어느 봄날에 제나라 환공이 군사를 일으켜 정벌에 나섰습니다.
전쟁에 대승(大勝)하였지만 계절은 어느덧 겨울이 되어 많은 눈이 쌓여서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몰랐습니다. 전쟁에 이겼지만
고향 가는 길에서 얼어 죽게 될 처지였습니다.
이때 현명한 신하 관중이 조언을 합니다.“왕이시여,
늙은 말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늙은 말을 풀어 놓으십시오.
노마(老馬)는 고향 길을 알 것입니다.”관중의 조언대로 환공은
나이 든 말을 풀어놓았습니다. 그리고는 그 말을 따라가자 얼마 안 돼
큰 길을 찾아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한비자 설림편에 나오는 이야기로서
여기서 「노마지지(老馬之智)」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노마(老馬)는 길을 압니다.
젊고 패기찬 활력도 필요하지만, 경륜 깊은 노인들의 예지가 깊은 길을 보여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