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 속엔 무엇이 문제인가!
고희에 접어든 지금 껏, 나름대로는 열심히 살아왔고,
지나친 세월 속에서도, 크게 후회스런 기억도 없지만,
거의 50년에 가까운 긴 세월을 동고동락해 오고 있는
나와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아내와는 허물 수 없는
장벽이 늘 가로 막고 있다는 한계점을 넘지 못한 채로
여생을 마감하는 날을 맞지 않을 까하는 예감을 한다.
한달을 사는 동안에도 늘 변함없이 한 두 차례 정도는
서로 간 사소한 언행의 충돌로 심한 언쟁이 벌어진다.
장성한 두 아들마저 저마다 우리 부모님은 왜 그렇게
자신들과 만날 기회가 있을 때면, 종종 사소한 일로
아직도 아버지 어머니가 언쟁을 하시느냐고 하지만,
지난 세월을 돌이켜 생각해 보노라면, 늘 주기적으로,
언쟁을 반복하면서, 서로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었다.
한 50년이란 세월을 살아왔으니, 서로의 언어습관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냥, 참고 넘길 수도 있을 법 한데,
여전히 상대방의 실언을 비웃거나 꼬투리를 잡고서는
서로 한 마디의 양보도 없이 언쟁의 장을 펼치곤 한다.
순간을 지나친 후에 생각해 보면, 실상 별 것도 아닌게
거의 전부인데도, 또, 지금 껏 반성하고 고친다 했지만,
시종일관 잠시 일보 후퇴 일보 전진의 반복인 것 같다.
오히려, 요즘은 아내가 건강 상태마저 좋지 않은 터라,
상대적으로, 자신이 예전보다 더 매사에 양보해야지만
나 역시, 지난 10년 간의 간병인 역할을 더 하다가 보니,
만성이 되고 말았는지, 성치 못한 사람이라는 걸 잊고서
다투게 되는 것 같아서, 스스로 깊이 성찰하기는 하지만
한달 간을 조용하게 언쟁하지 않은 채로 넘어가는 때가
없는 것 같고, 그때마다 서로 심하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아무래도 이것도 고질적인 난치병의 일종이 아닌가 싶다.
고희를 지났지만 고치지 못하고 있는, 내게는 불치병인양
아내와의 언쟁 때문에 주기적으로 고민에 잠기고는 한다.
남들은 쉬운 얘기로 그냥, 서로가 조금씩만 양보를 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고 간단하게 웃고 넘기곤 하지만, 결코,
반세기에 가까운 세월 동안에 주기적으로 반복된 관습이
어떻게 쉽게 고쳐질 수 있을 텐가, 묘안이 없는 것 같다.
차라리, 문제의 답을 모른다면, 방법은 찾을 수 있을 텐데
이미, 서로가 답을 알고 있는 가운데서도 실행을 못하니,
남은 삶 속에서도 그냥, 이렇게 지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항상, 다툼의 시한 폭탄을 안고 살아가는 기분을 느낀다.
부부 간에 언로의 벽이 없는 사람이 얼마나 부러운지.....
하지만, 오늘도 저녁 식사 중에 아주 단순한 나의 실언에
아내가 언어의 화살을 날리는 통헤 마음이 너무 울적하여
스스로, 이렇게 낙서의 글을 쓰면서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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