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전명세 선배님을 회상(回想)"
날마다 자신이 이제 많이 늙었구나!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인간은 누구를 막론하고 한 번 떠나면, 두 번 다시 볼 수 없으나
살아있는 자에게는 해마다 사시사철 계절은 변함없이 찾아오니,
벌써, 50 년이란 긴 세월이 흘러간 사건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1971년도에 대한항공기의 납북 미수 사건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당시 육군항공대에서 중령으로 예편 후 수습 조종사로 사고기에 탑승,
자신의 몸으로 폭발물을 덮쳐서 다수의 탑승객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살신성인(殺身成仁)하셨던, 고 전명세 선배님을 기억하고 있는 분은
별로,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비록, 고인의 숭고한 희생정신이
당시 생명을 건지신 분들의 뇌리에서 사라저 버렸을 테지만,
요즘처럼, 안보 불감증 속의 어수선한 각박한 세월 속에서 살다 보니,
더욱더 현역 시절부터 운동 잘하시고, 의리 있는, 선배님의 모습이
새삼스레 눈에 선하게 마음속에 각인되어, 생생하게 떠오른다.
아무리, 금권만능(金權萬能), 권모술수(權謀術數)가 판을 친다 해도,
세상사가 요즘처럼, 돌아가서야 어찌 제대로 된 세상살이를 할 것인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였거늘, 오직 개인과 같은 패거리들만
목적 달성을 하고자 이전투구(泥田鬪狗) 양상을 멈출 줄을 모르는지!
자연의 순리처럼, 곧, 겨울이 지나면 또, 새로운 봄이 찾아오듯이,
온 국민이 혼란스러운 세월을 잘 견디고, 슬기롭게 극복해 나간다면,
과거, 전명세 선배님처럼,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무장한 많은 의인들이
결코, 동면을 계속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정상적인 애국심을 가지고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사랑하는 사람이면,
어떻게 거짓을 진실로 포장을 하고, 국민의 피와 땀을 부끄럽게 만드는
반 인륜적이고, 반 국가적인 행태를 얼마나 거침없이 이어나갈 수 있을지!
의인을 기리고, 존경하지 않는 국가나 사회는 겉 모양새는 그럴싸 해도,
결코, 밝은 미래는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라고 생각한다.
살신성인의 삶을 살다 50년 전, 일찍 세상을 떠나신 전 명세 선배님은
비록, 우리 곁을 떠나 영면을 하셨어도, 지금도 선배님의 삶을 존경하는
이 못난 후배는 항공학교 교정에 흉상 하나조차도 건립하지 못한 채,
전역을 한 후 이렇게 오늘도 나라의 위기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으니,
참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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