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길에 대해선 평범한 사람들 대다수는 쉽게 원안을 얘기하지 못하듯, 일생을 살아도 끝내 답을 찾지 못한 채 이승을 하직할 수밖에 없는 게 인생사의 한계가 아닐까 싶다.
요즘은 장마 기여서 연일 비가 오락가락하는 터이기에 모처럼 한가한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이렇게 넋두리도 펼칠 수 있으니 참 좋은 것 같다.
이곳 제주에서 여생을 보내기로 계획하고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든 게 아직까진 성공적이라고 할 만큼 참 결심을 잘했다는 생각을 하면서 일상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가능한 세상사와는 관심을 단절하고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기에 신문이나 방송 등, 매스미디어 쪽은 거리를 두고 생활하다가 보니, 예전에 비해선 확실히 잡념이 줄어든 것 같다.
하지만, 고희의 초반을 지나는 시기여서인지 아무리 세상 사람들 대부분은 백세시대를 떠들고 있지만, 실상 자신은 나이에는 크게 연연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텃밭에다 각종 채소류 등을 심고 가꿀 때와 수십 년이나 수백 년을 생장하게 되는 나무들을 심고 돌볼 때의 마음 가짐이 다름을 스스로 종종 깨닫게 된다. 마음 가운데, 이 나무가 얼마만큼이나 자랄 때까지 함께 할 수 있을는지 하는 생각을 문득문득 가지게 되는 게 사실이다.
내가 육지에서 이주할 때 가지고 온 묘목들 중에 특히, 포항 화진 해변 빌라에 살면서, 뒷산에서 주어온 솔방울을 몇 그루의 알로에 화분에다 올려놓았는 데 개 중에 몇 개에서 소나무 싹을 틔운 게 참 신비로운 느낌이 들어서 세 그루를 가져와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다 심었는데 세 그루 모두 다 잘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고 있다. 아마 저들은 내가 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잘 버티고 있을 테니 말이다.
이 세상에 변하지 않고 초지일관하는 건 그 아무것도 없을 터이고, 또한, 지구 상의 모든 사물 가운데 사람만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밟아가는 게 아니라, 모든 생물들이 저마다 주기는 다르다 하더라도 생성과 소멸의 과정은 거치는 철리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거늘 인생무상을 슬퍼해야 할 하등의 이유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따라서, 사람은 누구나 하루하루 주어지는 자신의 일상이 신이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하면서 저마다 나름대로 의미 있는 삶을 이어감이 당연하지 않을까 싶다.
정작, 행복한 삶이라고 할까! 아름다운 삶이란, 저마다 신이 허락해 주신 자신의 달란트에 맞춰 크게 과욕하지 않은 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감당하면서 사는 게 아닐까 싶다.
지금껏 인생의 생애주기를 뒤돌아 보노라면, 자신은 스스로 생각할 때 그런대로 잘 살아온 것 같다는 자화자찬의 평가 속에서 참으로 감사한 마음을 가질 따름이다. 설사 내가 다시 태어난다고 할지라도 지난 세월 동안 자신이 살아온 삶의 여정만큼이나 순탄하게 살 수 있을 것인 가에 대한 의문에는 솔직히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을 만큼 나름대로 의미 있는 삶의 여정이라고 여기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의지로 독립할 수 있었던 젊은 시기에는 육군에서 항공장교로 조종사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공중근무와 사단급 제대로부터 국방부까지 각급 제대와 기관에서 무사히 소정의 근무를 수행한 후 전역을 하였고, 이후에는 학위를 끝까지 마치고 대학 강단에서 교수로서 후학을 지도하면서 몇 권의 저서도 펴낼 수 있는 세월을 보낼 수 있었고, 노년기에 접어들어서는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적인 심신수련법인 국선도 수련에 입도하여 사범전문과정까지 이수한 후 (사)세계국선도연맹의 사범자격을 취득한 후 개인 연수장을 열어서 자신의 거주지 이웃들과 함께 몸과 마음의 수련에 정진하면서 남은 여생을 보낼 수 있음이 정녕, 감사할 따름이다.
이제 바람이라면, 신이 허락해 주시는 남은 여생 동안 열심히 국선도 수련을 하면서,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을 가지고 있는 천혜의 섬, 이곳 제주도에 마련한 아담한 보금자리에서 작은 텃밭을 일구며 건강한 모습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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