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명문가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병역 명문가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대한민국 병무청에서는 지난 2004년부터 매년 병역 명문가를 선정, 발표해 오고 있으며, 어제는 금년도 병역 명문가를 선정하여 시상행사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거행하였다는 보도를 접했으며, 지금까지 총 3431개 가문이 선정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헌법에서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인 전쟁을 부인하고 있지만(제5조), 국제적으로 볼 때 현대 민주국가들의 대다수는 자국의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외적의 공격에 대해 국가를 방어할 의무를 지는 국방의무를 근본으로 삼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헌법에서 국방의무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제39조).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국방의무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와는 동떨어진 거의 정반대로 상류사회계층이 선도적으로 사회갈등을 유발하는 추태를 일삼고 있는 안타까운 실상이다.

해마다 병역 명문가를 선정하여 발표하는 것을 보면서 다른 가문을 사례로 삼을 것도 없이 우리 집안을 돌아보게 된다. 자신은 손이 귀한 집안에서 태어나 2대 독자로 성장하였지만 가장 가까운 집안의 5촌과 6촌지 간에도 정상적으로 병역을 필한자가 과연 있었던 가를 자문해 보면서 국방의무와 관련하여 생각하게 되면 우리사회의 현상은 자신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국민들이 개탄스레 여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근본적으로 현대전은 총력전이기 때문에 국방의 의무는 단지 병역의 의무에 그치지 않고 방공 · 방첩의 의무, 군작전에 협조해야 할 의무와 국가안전보장에 기여할 군 노무동원에 응할 의무 등을 망라하여 광범위하게 포함한다. 또한, 실제에 있어서도 「병역법」에 의하여 병역의 의무 뿐만 아니라, 「향토예비군 설치법」에 의한 예비군복무의 의무, 「민방위기본법」에 의한 징발 · 징용에 응할 의무를 지고 있다. 이렇게 현대국가의 국방의무는 자국을 위해(危害) 하고자 시도하는 모든 침략행위자를 격퇴하는 자위의 전쟁과 침략자를 응징하는 제재의 전쟁을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모든 국민에게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국방의 의무를 부담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사회계층들의 병력의무 이행상황은 금권만능의 행태로  결과를 극명하게 나타내고 있다.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할 것 없이  고위직에 있는 자들 가운데는 상당수가 자신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그들의 자식들까지 미꾸라지처럼 요리조리 빠져 병력의 의무를 기피하는데 솔선수범을 하고 있다는게 사실이다.

이러고도 국력이 이만큼 수준으로 신장되고 있슴은 정말 신의 가호가 함께 하고 있었다는 생각마져 지울 수 없을 지경이다. 그렇지만 좌익정부 이후로 벌어지고 있는 대한민국사회의 변화, 특히, 요즘 우리사회의 돌아가는 꼬락서니를 보노라면 이젠 신의 가호와 국운도 거의 한계상황에 도달하지 않았는 가 싶다.

이런 시기에 병무청이 2004년부터 매년 병역 명문가를 선정하여, 공표한 후 행사를 치러 왔지만, 안보와 도덕불감증에 찌들은 많은 국민들과 어용저질언론들의 관심 밖에 있는 것 같아서 우리사회는 자멸의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와 같이 신선 놀음에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저질 정치권과 언론, 교육계의 현상에도 불구하고 과분할 정도로 잘 살고 있는 현실상황을 다수의 국민들이 냉철하게 각성하여, 이 정도 선에서, 국방의 진정한 의미를 우리사회에 전반적으로 파급해야 할 것이다.

병력명문가의 선정을 통해서, 박창명 병무청장은 “병역 이행은 국가와 국민을 위한 가장 고귀한 헌신이며 사회 구성원 모두가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라며 “병역 명문가는 그 가치를 몸소 실천한 우리 사회의 소금이자 귀감이 되는 분들”이라고 말한 취지를 온국민이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