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영선 脫黨 소동'이 보여준 어처구니없는
野黨의 오늘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입력 : 2014.09.18 03:03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을 죽이고 당을 살리라는 원로와 고문들의 간절한 요청이 있었다"며 탈당(脫黨)을 공식 철회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당원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스럽다"고 했다. 그는 후임자가 정해지면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나겠다고 했으나 원내대표직은 당분간 계속 수행할 예정이다.
이로써 130석 제1 야당 대표가 사흘간 잠적하고 그 측근들이 일제히 '탈당'을 거론했던 야당 내분(內紛)은 결국 일시적 소동으로 막을 내렸다. 이 사태의 1차적 책임은 박 원내대표의 몫이다. 당내에서 나온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에 '탈당 카드'로 맞서면서 야당은 물론이고 국회까지 멈춰 세운 그의 처신은 경솔함을 넘어 정치 지도자로서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전말(顚末)을 살펴보면 박 원내대표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기에는 야당의 현실이 너무나 황당하고 참담하다. 이번에도 새정치연합의 체질처럼 굳어진 계파(系派)에 따른 집단 행동과 연판장이 등장했다. 박 원내대표가 지난 대선 때 새누리당에서 활동했던 인사를 비대위원장으로 영입하려 하자 의원 50여 명이 연판장에 서명했다. 10~20명 단위의 의원들은 여러 형태의 모임을 만들어 박 위원장에게 당장 물러나라고 윽박질렀다. 박 위원장이 업무에 복귀하겠다고 기자회견을 하는 그 순간에도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떼로 들고 일어나 삿대질부터 해대는 새정치연합의 풍토가 바뀌지 않는 한 누가 당 대표가 되어도 이 상황을 수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새정치연합은 대선 후 1년여를 선거 불복성 장외(場外)투쟁으로 보내더니 지난 4월 이후에는 세월호 하나에 국회가 해야 할 모든 일을 옭아맸다. 일만 나면 국회를 뛰쳐나가 길거리 집회를 열고 단식까지 했다. 총·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와 보궐선거까지 연이어 패배한 것도 바로 이런 모습 때문이었다. 새정치연합은 선거에서 질 때마다 '이념적 편협함을 버리겠다' '당의 체질을 뿌리까지 바꾸겠다'며 거듭 내부 혁신을 다짐했지만 결국 행동이 따르지 않는 말잔치뿐이었다는 것이 이번 내분 사태를 통해 새삼 확인됐다.
박 위원장은 이날 "집권 가능한 정당, 국민이 공감하는 정당으로 바꿔서 혁신해보고자 호소도 해봤지만 한계에 부딪혀 엄청난 좌절감에 떨었다"고 했다. 이 말에 대해서만큼은 공감하는 사람이 일반 국민뿐 아니라 야당 내부에서도 다수일 것이다. 지금 야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걱정과 비판을 넘어 환멸(幻滅)과 체념 수준에 이르렀다. 새정치연합이 국민의 인내가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을 깨닫게 될지도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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