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식 칼럼
보기에도 민망한 문재인 의원의 斷食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입력 : 2014.08.27 05:36
이 나라 首都의 대표 명소인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야당 지도자가 일주일 넘게 단식
그러나 정작 왜 단식을 하는지 세월호 현안 관련 입장이 뭔지도 알 수 없는 희한한 상황이다
- 박두식 논설위원
이날 광화문 분수대 주변은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볐다. 그들은 이순신 장군 동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세월호 천막 곁으로 무심한 표정의 직장인들이 지나다녔다. 전혀 다른 두 도시(都市)가 광화문 광장에 공존하는 듯했다.
단식은 목숨을 건 투쟁이다. 이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 택하는 최후의 수단이다. 그래서 단식은 비장(悲壯)하다. 생각·이념·정파가 다른 사람도 그 주변에 가면 숙연해질 수밖에 없다. 사람의 목숨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 농성장에선 다양한 단식이 벌어지고 있다. 한 사람이 하루씩 이어서 단식하는 '릴레이 단식'부터 정당·종교·분야별로 나눠서 이뤄지는 집단 단식도 있다. 이들이 겪고 있는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폄하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러나 적어도 광화문 농성장에선 단식 하면 으레 떠올리게 되는 그런 비장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문 의원의 경우가 특히 그렇다. 그가 단식을 시작한 이유부터 고개를 끄덕이기 어렵다. 오히려 엉뚱하게 느껴진다. 문 의원은 애초에 한 달 넘게 단식을 벌인 세월호 유족 김영오씨에게 단식을 중단하라고 설득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한다. 그러다 김씨 대신 단식을 하겠다며 나서게 됐다는 것이다. 문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단식이라는 방식에 찬성하지 않는다"며 "국회의원이 국회를 떠나 광장에 나와서 (단식을) 한다는 것이 정도(正道)는 아니지 않으냐"고 했다. 어쩔 수 없이 '대리 단식'에 나섰다는 뜻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은 몰라도 문 의원이 이런 말을 해서는 안 된다. 그에게는 세월호 농성장의 그 누구도 갖지 못한 숱한 선택과 기회의 문이 열려 있었다. 문 의원은 2년 전 대선에서 1469만여표를 얻었다. 현 야권(野圈)의 후보로 대선에서 승리했던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보다 많은 표를 받았다. 이명박 대통령보다도 320만여표를 더 얻었다. 2012년 대선의 투표율이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높았기 때문이다. 문 의원은 대선에서 패했지만 1469만여명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 이런 문 의원의 정치적 비중과 무게감은 현역 정치인 모두를 압도한다. 마음만 먹으면 자신의 생각과 방안을 세월호특별법 등에 담을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 문 의원은 현 야권을 움직일 힘을 갖고 있다. 130석 새정치연합 의원의 다수가 문 의원을 따르는 친노(親盧)로 분류된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문 의원이 단식을 시작하자 여야 협상으로 흐르던 야당 내부 기류가 강경 투쟁 쪽으로 바뀌었다. 그런데도 문 의원은 단식이 자기 스스로 선택한 것은 아니며 여기에는 어떤 정치적 고려도 없다는 얘기를 되풀이하고 있다.
문 의원은 최근 "우리 정치가 너무 비정하다. 사람이 죽어가는데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정치인 문재인'의 대표 상표로 내세웠던 '착한 지도자' 프레임(틀)을 또 꺼내 든 것이다. 실제 문 의원은 동정심 많고 반듯한 사람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얽히고설킨 세월호 정국을 풀 수 없다. 정작 문 의원은 지금껏 자신이 단식하는 이유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저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유족들을 만나야 한다고 할 뿐이다. 세월호특별법과 관련된 핵심 쟁점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도 밝히지 않고 있다.
문 의원이 유족들의 요구를 대통령과 청와대에 전달할 방법은 단식 말고도 여러 가지가 있다. 꽉 막힌 박 대통령이나 청와대 참모들과 대조를 이루는 설득·화합의 정치를 선보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문 의원은 그 길을 택하지 않았다.
광화문 광장은 이 나라의 수도 서울을 대표하는 명소(名所)다. 바로 이곳에서 야당 지도자가 일주일 넘게 곡기를 끊고 노숙하고 있다. 군사 독재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아프리카와 중남미, 아시아 일부 독재국가에서 야당 지도자의 단식은 민주주의의 운명이 걸린 투쟁이다.
혹시라도 외국 관광객이 문 의원의 단식 이유를 묻는다면 무엇이라 설명할 것인지 궁금하다. 대통령이 세월호 유족을 만나주지 않아서라고 대답할 건가. 세월호특별법에서 여(與)와 야(野), 유족 간의 의견 차이는 국회와 국정(國政)을 멈춰 세울 만큼 크지 않다. 그런데도 야당 지도자가 서울 한복판에서 단식 판을 벌이고, 야당은 장외(場外) 투쟁에 나섰다. 정상에서 한참 벗어난 정치를 지켜보는 것 자체가 고역(苦役)이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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