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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평화' '사랑' '희망'의 선물 안고 한국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 조선닷컴

鶴山 徐 仁 2014. 8. 15. 17:05

[사설]'평화' '사랑' '희망' 선물 안고 한국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입력 : 2014.08.15 03:08

 
소탈하고 청빈·겸손한 언행으로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어제 한국에 왔다. 13억 가톨릭 신자들을 이끄는 교황의 방한(訪韓)은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 이후 25년 만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도착 첫 인사로 "한반도 평화를 마음속에 깊이 간직하고 왔다"고 했다. 교황은 일주일 전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는 "사랑과 희망의 복음을 나누려고 한국에 간다"고 했다. '평화' '사랑' '희망' 이 셋을 프란치스코 교황이 갖고 오는 선물로 받고 싶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4박 5일 동안 대전·충남에서 열리는 아시아 가톨릭 청년대회,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한국인 순교자 124명에 대한 시복(諡福) 행사 등을 주재한다. 교황의 방문은 아시아에 기독교 복음을 전파한다는 종교적 목적이 우선이지만 방한이 주는 울림은 종교의 울타리에 그치지 않는다. 교황은 1등석 없는 한국행 전세 비행기를 직접 서류 가방을 들고 탔다. 서울에 도착해서는 공항에서부터 작은 국산차인 쏘울에 올랐다. 교황은 공항에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과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한 새터민, 낯선 땅에 와 어려운 삶을 사는 이주 노동자의 손을 잡았고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부모에 의해 버려진 장애아들을 만난다. 가장 낮은 이들과 눈 맞추고 가장 약한 이들의 손을 잡는다는 '프란치스코 스타일' 그대로다. 교황의 방한 중 손짓, 목소리, 표정 하나하나가 우리 사회에 사랑과 겸손과 포용을 퍼뜨릴 씨앗이 되기를 기대한다.

한국 사회엔 아프고 슬픈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 인간의 생명과 존엄에 대한 경시(輕視), 무절제한 욕망 등 사회 밑바닥의 병(病)들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결과다. 사고의 수습과 해법을 놓고도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이런 문제들 앞에서 교황이 자기편이 돼주기를 바라는 목소리들이 있다. 그러나 교황이 다녀간 뒤에도 우리들 스스로가 생각과 행동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병폐들은 그대로 남을 수밖에 없다. 교황께 뭘 어떻게 해달라고 자기 입장만 주문할 게 아니라 교황의 말과 행동, 인품을 배우고 받아들임으로써 우리 모두가 새롭게 변화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어제 오후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회담한 후 연설에서 "(한국이) 한반도 화해와 안정을 위해 기울여 온 노력을 치하한다"며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라고 했다. 그리고 "정의는 상호 존중과 이해와 화해의 토대 위에 서로에게 유익한 목표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요구한다"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비행기가 서울에 도착하기 직전에 북한은 동해 상으로 방사포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3발 쐈고 오후에 다시 2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이런 식으로 도발을 계속하며 핵무기를 거머쥔 채 세계를 위협하는 한 한반도 평화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교황의 방한이 북한으로 하여금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길로 나오도록 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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