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지도자의 책임의식
지도자가 된다는 것은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그 자리에 요구되는 막중한 책임이 뒤따르기 때문일 것이다.
먼저 관계(官界)를 예로 들어보고자 한다.
행정부의 장관(長官)이 정책수행이나 도덕성에 문제점이 불거진다면, 다수 국민들은 당연히 옷을 벗고 나와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임명권자는 국민 앞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그런 분들은 그 자리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경질한다. 그런 장관을 그 자리에 그대로 두고서는 신뢰를 잃어버려 국민의 지지율이 떨어져 국정수행을 제대로 못하게 된다.
국민은 그런 분들을 용서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것이 바로 지도자가 서있는 위치다.
평범한 시민이라면 흔히 있을 수 있는 실수나 사안이라도 지도자가 그런 일을 저지른다면 용서가 안 되는 것이다. 그것이 지도자의 책임을 강조하는 것이고, 책임을 지는 모습이다.
그래서 지도자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며 거기에 따르는 책무가 막중하다고 하겠다. 작은 실수라도 그것이 다수의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넓게 퍼져나가기 때문일 것으로도 사료된다.
관계뿐만이 아니다. 정계(政界)는 더더욱 책임이 강조된다.
정치지도자가 한 번 실수를 한다면 그는 영원히 사회적으로 매장이 되는 경우가 가끔씩 발생한다. 작은 실수라도 불거지면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해 정계를 떠나야한다. 국민은 그런 분들을 쉽게 용서하지 않을뿐더러 뇌리에서 쉽게 잊혀 지지도 않는 법이다.
만약에 잔꾀를 부려 탐욕으로 자리를 그대로 유지한다 해도 선거에서 반드시 심판을 받게 돼있다. 소속정당에서도 지지율을 확보하기위해 아예 그런 분들은 공천에서 제외시키는 경우가 다반사다.
지도자의 책임은 행정부나 국회의사당안의 정치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지방자치를 책임지는 자리는 물론이며 말단의 선출직이라도 윤리적으로 하자가 들어나거나 주요한 실책이 발생한다면 그로 인한 나쁜 영향으로 심판을 받게 된다.
이것이 바로 정치지도자들이나 시민의 대표성을 지닌 분들에게 주어지는 엄중한 책임이다.
관계(官界)와 정계(政界가 이러할진대 윤리적으로 관료와 정치인들보다 더더욱 깨끗하고 성실해야 할 종교계의 지도자들에게는 그 책임의식이 더욱 짙게 요구되는 것이라 하겠다.
위로는 교단의 대표자나 아래로는 개교회의 대표적인 얼굴을 지니게 되면 조직의 규모가 크든 작든 모두가 종교지도자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한국교회를 들여다보면 일부 소수 지도자들이 지도자로서 가져야 할 덕목인 책임의식을 지니지 못했다는 생각을 가끔씩 해보게 된다.
분명 윤리적인 문제로 중대한 과오를 저지르거나 교회재정의 비리로 책임을 져야 할 사안이 발생했는데도 죄의식과 책임의식을 절감하지 못하고 수습이나 변명으로 자리를 유지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소수의 교회지도자들이 있다고 한다.
언론이나 입소문을 통해 이런 소식을 접하게 되면 딱하다 못해 걱정까지 하게 되며, 한국교회의 크리스천으로 민망스럽고 부끄러워 몸 둘 바를 모를 때가 있다.
이럴 때 마다, 한국교회가 신뢰를 잃게 되어 선교의 문이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잘못을 저지른 종교지도자들이 사회와 교회 앞에서 정중히 사과하고 책임을 통감하며 깨끗이 자리를 물러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나마 안쓰럽게 여겨져 교회 안팎으로 후유증이 줄어질 수도 있겠지만 마냥 버티는 모습에는 모두가 아연실색해 버린다.
심지어는 목회하고 있는 교회를 자기가 일구어 놓은 밭이라고 치부하면서 마치 내 땅을 남에게 물려 줄 수는 없다는 식으로 막무가내로 버티는 경우도 있다고 전해진다. 아무리 교회를 일구는데 공이 많았다고 치더라도 하나님의 교회가 인간의 사유물이 될 수는 없다.
교회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다.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로 교회는 성장하는 것이다. 달란트를 주신 분도 하나님이시고 능력을 주신 분도 하나님이시다. 목회자가 교회를 자기 것 인양 주인행세를 하겠다는 것은 용납이 안 된다. 목회자를 비롯한 교회구성원 모두는 역할을 담당한 하나님의 종으로서 그저 주인의 충실한 청지기로 일할 것뿐이다.
더러는 교회의 재정을 자기의 쌈짓돈처럼 불분명한 명목으로 횡령하는 비리의 경우도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부끄럽고 놀라운 일이다.
일부 목회자들이 교단의 지도자가 되기 위해 선거에서 돈 봉투를 뿌린다는 의혹도 있다는 것이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종교인이 더군다나 하나님의 선하심과 공의를 받들어야 할 분들이 하나님의 일을 도모하는 단체의 수장노릇을 하겠다고 부정한 일을 서슴없이 저지를 수가 있는지 경악을 금할 수가 없다.
본인의 명예와 영광을 얻기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부정한 행태의 의혹에 실로 탄식이 나올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된 것 같다. 부정선거로 쏟아 부은 돈은 분명 교인들이 하나님 앞에 바쳐진 귀중한 헌금일 것이고 교회재정을 횡령 한 것이라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을 것이다. 부정선거를 저지르는 사람이 무슨 짓을 못 하겠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국가의 공직선거법에 적용한다면 유권자에게 돈을 뿌린 불법행위는 십중팔구 사법처리 되어 영어의 몸이 되어야 할 중대한 사안이다.
우리사회의 모든 종교인들은 종교인이 아닌 일반인들보다 윤리적으로 더 깨끗해야만 마땅하다. 오비이락(烏飛梨落)의 오해를 받아서도, 오이 밭에서 신발 끈을 고쳐 매는 일이 있어서도 안 된다는 적극적인 윤리의식을 가져야 할 것 같다. 그래야만 종교적인 삶으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여 우리사회를 깨끗하고 바르게 선도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종교지도자들이 부정선거로 얻은 자리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거리를 활보한다면 마지막 날에 하나님 앞에서 어떤 심판을 받을지가 두려워진다.
지금껏 지적한 일련의 잘못된 사례들은 모두가 종교지도자들의 윤리의식과 책임의식의 결여에서 파생되어지는 문제로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하겠다.
종교지도자의 책임의식은 아무리 강조되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하루빨리 일부 소수 종교지도자들의 올바른 종교적 신앙과 윤리의식을 비롯한 강한 책임의식이 회복되고 확장되어 한국교회가 바로 세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한국교회가 하루속히 개혁되어 제자리를 찾아 우리 사회 속에서 제몫을 다 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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