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비아냥·성희롱… 권력이 된 나꼼수, 자기 덫에 걸렸나
신정록 정치전문기자
입력 : 2012.02.02 03:02
"누리는 권력에 합당한 책임져라" 요구 쏟아져
'B급 정서' 정치광대 - 저급한 말로 정치메시지 전달
음담패설로 권력층 놀려온 옛날의 광대 역할 해온 셈
내부에서도 논란 - 나꼼수 '비키니 시위' 관련, 여성·청년단체도 비판 가세
사회적 논란으로 번져 - "책임 느껴야 할 대목에서 사적 매체라며 발뺌하면 안돼"
팟캐스트 방송 나꼼수의 '비키니 시위' 유도 논란이 뜨겁다. 나꼼수 청취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그들만의 논란'이 아니라 '사회적 논란' 수준으로 번지고 있다. 나꼼수가 이미 권력이 되었다는 증거다. "누리는 권력에 합당한 책임을 지라"는 요구가 쏟아지고 있으나 1일까지 그들은 묵묵부답이다.
◇욕설로 메시지 전달하는 '정치광대'
나꼼수는 '광대'다. 그들의 방송엔 욕설과 비아냥이 난무한다. '씨바' '졸라' '쪼잔하게' '조까' 같은 말들은 점잖은 편에 속한다. 정봉주 전 의원 특별면회를 홍성교도소 측이 불허한 데 대해 "졸라 쪼잔해 씨바"라고 하는 식이다. 그래서 나꼼수를 'B급 정서'라고 한다.
◇욕설로 메시지 전달하는 '정치광대'
나꼼수는 '광대'다. 그들의 방송엔 욕설과 비아냥이 난무한다. '씨바' '졸라' '쪼잔하게' '조까' 같은 말들은 점잖은 편에 속한다. 정봉주 전 의원 특별면회를 홍성교도소 측이 불허한 데 대해 "졸라 쪼잔해 씨바"라고 하는 식이다. 그래서 나꼼수를 'B급 정서'라고 한다.
- 지난달 2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나꼼수의‘정봉주 헌정 신년 음악회’에서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등이 무대에 올라 있다. /정경열 기자 krchung@chosun.com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나꼼수의 거친 발언은 나꼼수 정체성의 일부"라며 "사랑방에서 사내들이 음담패설로 권력층을 놀려온 옛날 광대 역할을 해온 것"이라고 했다.
◇강용석과 나꼼수
나꼼수 기획자인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지난 16일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3보1퍽(fuck)'이라는 퍼포먼스를 했다. 3보1퍽은 세 번 절한 뒤, 오른손 가운뎃손가락을 펴서 한번 욕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 퍼포먼스를 통해 최시중 당시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보통의 경우라면 공적 메시지 전달 방식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지만 지지자들은 오히려 열광했다. 이들이 방송에서 자주 쓰는 '빅엿(큰 엿)'은 현직 판사가 모방하기에 이르렀다. 강용석 의원은 아나운서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한나라당 출당 조치까지 됐지만, 이들에게 '조까'와 '빅엿'은 오히려 무기다.
◇"자기가 친 덫에 걸렸다"
'비키니 시위' 유도 논란은 이런 흐름 속에서 나왔다. 공동진행자 김용민씨는 지난 21일 "정봉주 전 의원께서 독수공방을 이기지 못하시고 부끄럽게도 성욕감퇴제를 복용하고 계신다"며 "마음 놓고 수영복 사진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했다. 김어준 김용민 주진우 등 나꼼수 공동진행자들이 공동 작성한 홍성교도소 접견민원인 서신에는 "가슴 응원 사진 대박이다…코피 조심하라" 외에도 "면회 희망 여배우 명단 작성하라" "욕정 해결방안 발표하라" "여성부 관리 대상 넘겨라. 광주, 부산, 숙대, 이대 모두…. 폭로하기 전에" 같은 내용들이 적혀 있다.
- 나꼼수를 진행하는 김용민 시사평론가(왼쪽부터), 주진우 시사인 기자,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뉴스1 제공
이런 내용들은 작가 공지영씨를 비롯한 나꼼수 지지자들 내부의 논란과 함께 외부의 강한 비판을 불렀다. "스스로 권력이 된 '정치 광대'가 오버(over)해서 자기들이 쳐놓은 덫에 걸렸다"는 것이었다. 1일에는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여성성의 상징인 특정 부위를 구명시위의 수단으로 썼다"고 비난했다. 한국청년유권자연맹도 "여성을 오로지 성적 욕망의 대상으로 보는 우리 사회의 그릇된 편견을 고스란히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영향력 즐기면서 책임은 회피하나"
김은미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표현 통로는 급격히 늘었는데 표현의 자유에 수반되는 책임을 물을 때는 뚜렷한 준거가 없다"며 "팟캐스트가 자유로운 사적인 미디어라고 해도 스스로 사회적 영향력을 지향하는 이상 무엇을 해도 괜찮다는 태도는 무책임하다"고 했다. 김 교수는 "사회에서 영향력을 누릴 때는 즐기다가 책임을 느껴야 할 대목에서는 사적 매체라며 발뺌하는 것은 틈새를 악용하는 것"고 했다.
그러나 나꼼수의 표현 내용이나 방식에 대해서는 스스로 해결할 문제라는 견해가 많다. 사과 여부는 그들의 결정에 달렸고, 그들의 말이 불편한 사람은 청중에서 떨어져 나가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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