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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治.社會 關係

[사설] 국민보다 시대에 뒤처진 정치인과 좌파 언론/ 조선일보

鶴山 徐 仁 2011. 11. 25. 10:58

 

[사설] 국민보다 시대에 뒤처진 정치인과 좌파 언론

입력 : 2011.11.24 23:41

 

지난 22일 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안이 통과된 후 좌파 언론과 단체 인터넷 홈페이지는 비준안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 151명의 명단과 사진을 게재하고 내년 총선 낙선운동을 제안했다.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라는 단체는 국회의장단과 한나라당 지도부, 그리고 박근혜 전 대표 등 7명을 '신묘(辛卯) 7적'으로 꼽았다. 1905년 일본이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강탈했던 을사조약에 서명한 다섯 명의 대신을 '을사(乙巳) 5적'이라고 불렀던 역사에서 본을 뜬 것이다. 한 대학교수는 FTA를 주도한 의원의 이름과 지역구로 가사를 만든 '매국송'이란 노래를 트위터에 띄웠다.

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100년 전 을사조약으로 한국이 일본의 속국이 됐듯, 한·미 FTA 비준 후에는 한국이 미국의 식민지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 시대착오적 의식엔 FTA 표결을 훼방놓겠다고 국회 본회의장에 최루탄을 뿌린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안중근·윤봉길 의사 같은 영웅으로 비칠 것이다. 그런 눈과 귀엔 전 세계 언론이 국회에 최루탄을 투척한 김 의원을, 풍차를 괴수로 착각하고 달려들었던 돈키호테 취급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을 것이다. 미 의회의 무능(無能)을 비웃어온 미 정치 전문지는 "미 의회보다 더 엉망인 입법부가 이 세상에 하나는 남아 있는 모양"이라고 한국 국회를 조롱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에 대한 우리나라 수출은 498억달러, 수입은 404억달러로 94억달러 흑자였다. 일본 총리는 집권당 의원총회를 소집해 미·일 FTA인 TPP 협상에 속도를 내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을 놓고 벌이는 경쟁에서 한국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다.

한·미 FTA 비준을 둘러싸고 찬·반 논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실시된 모든 여론조사에서 찬성 비율이 높았다. 한·미 FTA는 기회인 동시에 위기도 될 수 있지만 어떻게든 그 기회를 살려야 우리 경제가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얘기다.

우리 역사는 을사오적에 앞서서 세계의 대세(大勢)를 읽지 못한 쇄국정책으로 조선을 세계의 낙오자로 만들어 망국(亡國)의 길을 걷게 한 정치인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가르쳐주고 있다. 오늘 우리가 그때보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런 시대착오적 정치인보다 시대의 진운(進運)을 먼저 읽는 국민들이 더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