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Free Opinion

[넷향기] 박영택 교수의 "이해문의 한국 50년대 가족사진"

鶴山 徐 仁 2011. 1. 24. 21:52

이해문의 한국 50년대 가족사진
박영택

이 한장의 사진은 첨에 50년대의 어느 한 가족의 삶입니다.
글쎄요 50년대에 유년기를 보냈던 분들에게는 너무너무 익숙하고 일상적인 풍경일겁니다.
이 사진은 당시 이해문이라고 하는 사진작가가 찍은 자신의 가족사진입니다.
여러분 알다시피 우리나라에서 사진이라고 하는 것은요 1970, 80년되야 미술대학에서 사진전공 학생들이 나오거든요.
그 이전에는 사진을 전공한다는것은 대개 독학이거나 아마추어들이었겠죠.
1970년대 되어서야 이제 대학교육에서 사진이 등장합니다.
이해문씨도 역시 아마추어로 혼자 스스로 독학을 하고 사진을 찍었던 사람입니다.
이사람은 다른 회사에 다녔던 직장인이었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틈틈히 사진을 찍은 우리 근대기의 대표적인 사진작가가 이해문이라는 사람입니다.

이사람의 사진집이 얼마전에 책으로 나왔는데요 저는 그중에서 이사진을 상당히 너무너무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작은 단칸방에 네식구 여기 남편은 없죠 남편은 아마 늦게 들어온거 같아요.
늦게 들어왔더니 가족들은 기다리다가 지쳐서 다 잠에 흠뻑 취해있습니다.
맨 오른쪽에 있는 아이는 둘째 사내아이인데 얼마나 극성스럽고 말썽꾸러기 같잖아요.
자면서도 지금 막 발길질하고 꿈꾸고 있는 것 같아요.
가운데는 큰딸 누나가 점잖게 드러누워 있습니다.
그 옆에 있는 막내는 엄마품에서 떨어질지 모르고 함께 옹알이를 하다가 자다가 엄마는 아이를 보다가 엄마도 함께 잠들은거 같아요.
부인은 이 세아이들과 얼마나 고되고 힘든 하루를 보냈을까요.
상상하는 것만도 끔찍할것 같아요. 그쵸?
그당시 어렵고 힘들었던 가정삶의 그 가난이 뚝뚝 뭍어있죠.
작은 책상에는 주전자가 놓여져있고요 거기에는 딸애의 책가방도 있습니다.
몇권의 교과서가 있지요. 서랍이 있고 나무로 만든 이 허름한 그러나 추억의 책상은 반듯합니다.
딸애는 아주 깨끗하게 비어놓은 책상에 다음날 학교갈 준비를 아주 단도리 해놓은거 같아요. 야무지게
그옆에 흔히말하는 오강이 놓여져 있습니다.
그당시 화장실은 저기 뚝뚝 떨어져있기 때문에 밤에도 무섭잖아요.
이렇게 오강을 머리맡에 두고 잤었을 겁니다.
땀냄이 질펀하고 가족들의 채취가 흥건해서 이방안을 풍경을 이 작가는 문득 보고 찍었습니다.
늦은밤 귀가해서 보니 가족들은 자신을 기다리다가 다들 꿈나라로 들어가 버린겁니다.

50년대에 보편적인 가족의 삶이 이랬을겁니다.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에 개개인들의 삶은 얼마나 절박했었을까요.
아주 가난이 보편화 되었을겁니다. 그렇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상의 이 작은 방한칸속에서 이 네가족, 다섯가족은 그래도 행복한편일 겁니다.
가족과 함께 있다고 하는 사실만으로도 턱없이 행복에 겨웠던 시간대가 아마 50년대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한장의 사진은 저에게는 1950년대 한국사회의 삶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그런 사진이라고 생각됩니다.
알다시피 한국전쟁은 한국인들에게 가족이라고 하는 것들을 엄청나게 피패화시킨 사건입니다.
한국전쟁을 거치면서부터 수없이 많은 가족들은 이산의 아픔을 겪었을 것이고 죽음과 이별과 생사불명의 과정을 거쳤을겁니다.
살아남은 가족구성원들은 헤어지거나 잊혀진 상실된 가족구성원들 때문에 엄청 슬퍼했었을 것 같아요.
더이상 인제 이런 끔찍한 폭력적 시간대에서 가족을 지킬수 있는것은 국가도 사회도 아닌것이죠.
오로지 가족구성원들 끼리밖에는 가족을 결속시킬수 없다고 하는 것을 깨달았던 가족구성원들은 더 끈끈하게 가족으로 매몰됩니다.
어떻게보면 한국사람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부터 지독한 가족주의 내지는 가족이기주의를 변질될수도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이해문은 늦은밤 귀가해서 자신을 기다리다가 지쳐서 골아떨어진 한가족 자신의 가족 그리고 그 가난한 가족이지만
그래도 우리가 함께 이 어려운 시간대를 관통해서 여전히 살아남아 있고 지금도 살고 있다고 하는 사실을 기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이 이해문이 보여주는 중요한 가족사진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사진은 단지 한개인의 가족사진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어떻게보면 한국 50년대의 대표적인 가족사진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