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Faith - Hymn

여호와 이레(2)

鶴山 徐 仁 2011. 1. 23. 16:48

   
   
  서정후님께 드립니다.
     
여호와 이레(2)

“아브라함이 그 땅 이름을 여호와 이레라 하였으므로 오늘날까지 사람들이 이르기를 여호와의 산에서 준비되리라 하더라.”(창세기 22장 14절)

그때가 내 나이 30세 때다. 청계천 빈민촌으로 들어가 빈민선교를 시작하려는 나에게 신학교 동급생들이 돈키호테처럼 무모한 도전이다. 그렇게 빈손으로 빈민촌으로 들어가서는 낭패를 당하게 된다. 재정 후 원자들을 확보하고 들어가라는 것이 동급생들의 한결같은 충고였다. 이에 나는 기숙사에서 저녁 식사 후면 아차산으로 올라가 기도하며 하나님의 뜻을 물었다. 그러기를 열흘 즘 지난 후 어느 날 기도 중에 나에게 한 가지 장면이 선명히 떠올랐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었다. 내 고향은 경상북도 청송의 안덕면이란 곳이다. 내가 살던 마을이 사부실이란 마을이다. 그 때 우리 가족은 외갓집 행랑채에 방 한 칸을 차지하고 살았다. 일본에서 아버지가 죽고 빈손으로 돌아온 우리 가족이 달리 갈 곳이 없었기에 외갓집을 의지하고 살았다. 외갓집은 대농가여서 머슴들이 몇이나 되었다. 그런데 아침나절 머슴들이 일터로 나갈 때면 외할머니께 신고를 하였다. “오늘 저는 과수원에 일하러 갑니다.” 하는가 하면 다른 머슴은 “저는 못자리판으로 갑니다.”하는 식이었다.

그렇게 신고를 받으면 할머니는 그냥 고개만 끄덕이고는 때를 맞추어 참을 보내고 점심을 보내고 마실 물도 보내곤 하였다. 머슴들은 보내 주는 식사를 먹으며 일터에서 열심히 일만 하다가 저녁나절 일을 마친 후 냇가로 가서 씻고는 들어와 밤의 휴식으로 들어가곤 하였다. 머슴이 할 일은 자신이 맡은 일터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이고 주인이 할 일은 마실 물, 먹을 식사를 때를 맞추어 보내 주는 것이었다. 나는 신학교 뒷산에서 기도하는 중에 이 장면이 머리에 떠오르면서 확신에 이르게 되었다.

‘나는 하나님의 머슴이고 주인은 하나님이시니 내가 할 일은 일터로 맡은 빈민촌에서 열심히 일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주인 되신 하나님이 때를 따라 먹을거리와 입을거리를 보내 주실 것이다.’라는 확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