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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향기] 이여영 기자의 "파격의 끝에서 다시 보는 기본: 전통으로의 회귀"

鶴山 徐 仁 2011. 1. 19. 10:18

파격의 끝에서 다시 보는 기본: 전통으로의 회귀
이여영

막걸리와 다시 단정해진 남자 양복 사이에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전통으로의 회귀다.
여기서 전통은 우리 고유의 것만은 아니다.
동서양, 우리 것 남의 것을 떠나, 어떤 상품의 기본, 원래 그 상품의 용도에 충실한 것을 뜻한다.
와인이라는 세계적 발효주에 빠져 있던 대중들은 막걸리라는 우리만의 발효주를 재발견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상대적으로 싸고, 건강에 좋으며, 무엇보다도 우리의 것이었다.
막걸리가 한때의 열풍으로 끝나고 말 것이라는 많은 사람들의 예상이 빗나가고 있는 것도, 전통으로의 회귀라는 추세가 그만큼 강렬하기 때문이다. 물론 불황의 그늘 탓에 한 때 주춤했던 와인 열기 역시 조만간 다시 점화될 것이다.
그것 역시 소중한 전통의 일부이므로.

남성복 패션 역시 지난 몇년간 파격적일 정도의 캐쥬얼화가 진행돼 왔다.
지나친 슬림핏(slim fit), 과도하게 변형된 라펠, 금기마저 깨기 시작한 컬러 등등. 그 결과 신사의 정장은 변덕스러울 정도로 유행에 민감한 시정잡배의 옷차림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신사복의 전통으로 다시 회귀하기 시작한 것은 그래서다. 지나치게 변형됐던 곡선과 직선, 색은 다시 원래의 모양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라펠의 꽃꽂이 구멍이나 소매단추 구멍이 살아나는 등 신사복의 전통이라고 할 디테일이 다시 인기다. 세 개에서 한 개로 줄었던 재킷 단추는 다시 전통의 두 개로 복귀중이다. 지나치게 공격성을 강조한 나머지 파충류나 외계인을 연상시킨 현대자동차대신 자동차의 기본적인 윤곽을 되살린 기아자동차가 디자인에서 강세를 보인 것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 마시는 것에서부터 입는 것, 탈 것에 이르기까지 기본에 충실하자는 움직임이 전통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

환경과 윤리, 그리고 웰빙에 대한 관심:
속죄(redemtion) 트렌드 지속

친환경 제품의 인기나 착한 소비 열풍은 계속됐다.
모든 상품에 웰빙에 대한 고려가 반영된 것 역시 몇 년째 지속되는 트렌드다.
자전거는 이 세 가지 트렌드를 모두 반영한 덕에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시장이 세분화 되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소비자나 기업의 환경과 윤리, 그리고 웰빙에 대한 관심이 장기간 지속되는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대량 소비와 생산에 대한 일종의 속죄 의식이 작용하고 있다.
그 결과 가격이 아무리 비싸도 친환경 웰빙 제품이나 공정무역 제품 등은 소비자가 외면할 수 없게 됐다.
헛깨나무 요거트나 건강까지 고려한 간식, 우리쌀을 주원료로 한 고추장이나 막걸리가 인기를 끈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추세에 맞춰 모든 기업들 역시 상품에 이 세 가지 속죄 요소를 어떻게든 반영할 수밖에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