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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초점] 결국 경제에 달려 있다/ 조선일보

鶴山 徐 仁 2011. 1. 3. 14:19
사설·칼럼
경제초점

[경제초점] 결국 경제에 달려 있다

입력 : 2011.01.02 23:31 / 수정 : 2011.01.02 23:53

김영수 산업부장

이명박 정부의 집권 하반기를 책임질 경제팀이 확정됐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팀장,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김석동 금융위원장·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이 팀원이다. 신임 경제팀이 재무부 출신 관료가 주력이고, 경제기획원 출신이 일부 가세한 모습을 놓고 '뭔가 아쉽다'는 반응이 많다. 친(親)기업적이고, 실물경제에 정통한 구(舊) 상공부 출신이 한 명이라도 있었으면 경제 정책 결정에 균형감이 더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새 경제팀이 우리 사회에 중요한 세 가지 문제를 잘 해결하기를 기대한다. 신임 경제팀은 우리 사회가 빈부격차를 줄여야만 발전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 있다는 점을 깨달았으면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소득 계층 상위 10%가 우리나라 전체 자산의 절반을 보유하고 있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도시 근로자의 월 소득은 상위 10%(935만원)와 하위 10%(107만원) 간 격차가 9배에 달한다. 하위 10% 근로자는 매달 27만원의 가계(家計) 적자를 기록하면서 빚만 늘어가고 있다.

경제팀은 인플레를 억제하면서 일자리는 늘리고 환율을 안정시키는 방법으로 빈부격차를 줄여야 한다. 대기업을 윽박질러 희생을 강요하거나 퍼주기식 복지 예산을 확대하는 방식으로는 결코 정책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정부는 공정 경쟁의 규칙을 만들고 그 규칙을 잘 지키는지를 감시해야 한다. 정부가 직접 기업 간 경쟁에 뛰어들어 시장을 왜곡해서는 안 된다.

신임 경제팀은 얼마 전 물러난 브라질 룰라 대통령을 벤치마킹했으면 한다. 과격한 노조지도자 출신인 룰라는 집권 초반부터 포퓰리즘에 기반을 둔 복지 정책은 멀리했다. 대신 성장 위주의 친(親)기업적 비즈니스 환경 조성을 핵심으로 하는 '룰라노믹스'를 일관되게 추진했다.

그 결과 브라질은 룰라 집권 기간 중 15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었다. 빈곤층은 10% 이상 줄었으며, 중산층은 10% 이상 늘었다. 룰라 대통령은 규제를 과감히 풀고 방만한 정부 재정은 완전히 뜯어고쳤다. 브라질은 세계 8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섰고, 룰라는 무려 87%라는 경이적인 지지율 속에 퇴임했다.

새 경제팀은 안정적인 자원 확보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얼마 전부터 유가(油價)가 연일 상승하면서 배럴당 90달러 선에 도달했다. 유가 100달러 시대가 멀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희귀 금속을 무기화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경제팀은 석유·가스뿐 아니라 희귀 금속을 놓고 벌어지는 자원확보 전쟁에서 져서는 안 된다. 친환경 녹색성장도 경제팀이 챙겨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전 국민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생활습관을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공적 자금이 투입된 기업을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책임감을 갖고 정리해야 한다. 특히 현대건설 매각이 진흙탕 싸움으로 변한 데 대해 금융 감독 당국과 채권단 모두 반성해야 한다. 무엇이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현대건설 매각 과정을 되돌아봤으면 한다. 엄청난 빚을 내서 기업을 인수했다가 인수한 기업이나 인수된 기업 모두 어려움에 겪었던 악몽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이 대통령이 룰라처럼 될 수 있는지는 결국 경제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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