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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際.經濟 關係

군용기·전세기로 ‘이집트 엑소더스’ / 서울신문

鶴山 徐 仁 2011. 1. 31. 20:28

 반정부 시위로 이집트 전역이 치안공백 상태에 놓이자 각국 정부가 자국민 보호비상이 걸렸다. 앞다퉈 이집트 여행 금지령을 내리는 한편 이집트 내 자국민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카이로로 특별기와 군용기, 대통령 전용기 등을 띄우기 시작했다.

31일 외신들에 따르면 카이로 국제공항에는 1500~2000명의 인파가 몰려든 상태다. 유에스에이투데이는 “절반은 외국인 여행객이고, 나머지는 이집트인”이라고 전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항공편 예약 없이 이집트를 급히 탈출하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이다. 하지만 서방 항공기는 대부분 취소되거나 연기된 상태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 같은 혼란 속에 각국 정부는 교민들에게 ‘일단 대피’를 권고하며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 이들의 탈출을 돕고 있다. 미국 대사관은 이집트에서 빠져 나가길 원하는 자국민에게 전세 항공기를 제공해 이날부터 아테네, 이스탄불, 니코시아 등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키고 있다. 또 현지 외교관들도 최소 인원만 남기고 안전지대로 대피시켰다. 제니스 제이컵스 미 국무부 차관보는 수천명의 교민 가운데 희망자들을 대피시키는 데 수일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터키는 700여명의 교민을 대피시키기 위해 항공기 5대를 현지로 보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33대의 항공기를 투입하기로 했다.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대통령 전용기를 급파해 교민들이 대피하도록 했다. 그리스는 2대의 군용기를 준비시켜 놓았다. 한국의 교민과 주재원도 두바이로 피신하거나, 한국행 비행기를 이용해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일본 정부도 600여명의 자국민을 수송하기 위해 카이로와 로마를 왕복하는 전세기를 운용하기로 했다. 아제르바이잔은 카이로 주재 대사관 직원 한명이 시위현장에서 사망하자 시신 운구와 70여명의 유학생 대피를 위해 항공기 한대를 현지에 보냈다.

탈출 러시와 함께 여행 금지 조치도 발동되고 있다. 외신들은 “미국과 프랑스, 독일 정부가 자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카이로 여행을 취소하고, 이미 이집트에 머물고 있다면 실내에 머물거나 위험 지역에서 최대한 떨어져 있도록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호주 연방정부는 30일 정오를 기해 이집트에 최고 단계의 여행금지령을 내렸고, 영국과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도 여행 자제를 당부했다. 이런 가운데 각국 정부는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혹시라도 자국민 피해 사례발생했는지 파악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2011-02-01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