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71년에 사역을 시작하여 올 해로 40년째다. 40년을 돌이켜 보면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온 길이었음을 고백케 된다. 그간에 몇 번이나 고비가 있었다. 선택의 고비이다. 그 선택은 71년 여름 시작하던 때로부터 부딪혀 온 선택이었다. 청계천 빈민촌으로 들어가 빈민선교에 젊음을 투자할 것이냐 아니면 좀 더 안정되고 편한 길로 갈 것이냐의 선택에 대한 고빗길이었다. 그 이후로 몇 번인가에 걸친 그런 고비가 있었다. 그런 고빗길을 넘으며 용케도 오늘에까지 왔다. 그래서 미국의 대표시인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Lee Frost, 1876-1963)의 시 ‘걸어보지 못한 길’이 가슴에 닿는다. 읽을 적마다 숙연하여 지곤 한다.
- - - - - - 《걸어보지 못한 길》 - - - - - . . . . . . . . . . . . . . . . ROBERT FROST 단풍 든 숲 속에 두 갈레 길이 있더군요. 몸이 하나니 두 길을 다 가 볼 수는 없어 나는 서운한 마음으로 한참 서서 잣나무 숲 속으로 접어든 한쪽 길을 끝간 데까지 바라 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또 하나의 길을 택하였습니다. 먼저 길과 똑같이 아름답고, 아마 더 나은 듯도 했지요. 풀이 더 무성하고 사람을 부르는 듯했으니까요. 사람이 밟은 흔적은 먼저 길과 비슷하기는 했지만, 서리 내린 낙엽위에는 아무 발자국도 없고 두 길은 그날 아침 똑같이 놓여 있었습니다. 아, 먼저 길은 한번 가면 어떤지 알고 있으니 다시 보기 어려우리라 여기면서도. 오랜 세월이 흐른 다음 나는 한숨지으며 이야기 하겠지요. “두 갈레 길이 숲 속으로 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이 덜 밟은 길을 택했고,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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