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의 軍史世界
장군의 이름을 받들어 [ 3 ]
비참한 최후 그리고 새로운 탄생
비티 ( David Beatty 1871~1936 ) 제독이 지휘하는 영국함대의 순양전함들은 과부하가 걸려 보일러가 터질 정도의 속도인 29노트의 쾌속으로 독일 함대를 맹렬하게 추격하였고 드디어 한 시간정도 지난 8시 50분경 선두에 서서 바다를 가르며 달려가던 순양전함 라이온 HMS Lion 이 독일함대의 최후위에 쳐져있던 장갑순양함 블뤼허 SMS Blucher 를 향해 포격을 개시하였습니다.
[ 도거뱅크해전에서 블뤼허를 향해 최초로 포격을 가한 순양전함 HMS Lion ]
9시 10분, 라이온의 첫 명중탄이 블뤼허에 작열하였고 그러자 블뤼허 인근에 있던 4척의 독일 전투함들이 뒤로 돌아 라이온을 목표로 대응사격을 개시하였습니다. 이때 라이온을 뒤따라온 순양전함 타이거 HMS Tiger, 프린세스 로얄 HMS Princess Royal, 뉴질랜드 HMS New Zealand, 인더미터블 HMS Indomitable 이 포격을 개시할 만한 위치에 도달하게 되었는데 비티제독은 각 함마다 상대를 하나씩 맡아 포격을 가하도록 명령하였습니다.
[ 영국함대의 선봉에서 맹활약한 순양전함 SMS New Zealand ]
1시간 정도 계속된 격렬한 포격전 속에 독일의 순양전함 자이들리츠 SMS Seydlitz 와 데플링게르 SMS Derfflinger 가 결정타를 맞고 크게 파손 당함과 동시에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여 전열에서 이탈하였습니다. 이런 와중에 제일 먼저 영국의 밥이 되어 여러 발의 명중탄에 피격당한 블뤼허는 속도가 17노트까지 떨어져 대열에서 완전히 탈락하였고 그러자 영국은 뒤에 처져있던 인더미터블 등에게 마지막 처리를 맞기고 계속하여 독일함대를 맹추격하였습니다.
[ 위기에 몰린 SMS Blucher ]
마치 사자우리에 날개가 부러진 체 떨어진 한 마리의 독수리의 처지가 된 블뤼허를 손보기 위해 영국의 순양전함 뉴질랜드와 인더미터블, 경순양함 아레추사 HMS Aretusha, 미티어 HMS Meteor 가 떼거리로 달려들었습니다. 격렬한 포격 후 블뤼허가 거친 숨을 몰아쉬자 마지막으로 구축함들이 다가와 차례차례 어뢰를 발사하였고 블뤼허는 결국 바닥을 하늘로 보이고 도거뱅크의 심연으로 가라앉으면서 최후를 맞이하였습니다.
[ SMS Blucher 의 마지막 모습 ]
그런데 블뤼허가 침몰한 바로 그 시각 독일 잠수함대의 반격을 우려한 영국함대의 추격포기로 최초의 영독 함대 간 대결인 도거뱅크해전은 화끈한 시작과 달리 미지근하게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승자인 영국은 독일함대를 끝까지 쫓아가 격멸시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몇 몇 장성들이 문책 당하였고 패전한 독일도 그들 함대가 제대로 싸워보지 못하고 도망쳐 나온데 대한 카이저의 분노로 해군참모총장이 교체되었습니다.
[ 승장이면서도 독일함대를 격멸하지 못하였다는 비난을 받은 비티 ]
이처럼 격렬한 싸움에도 불구하고 직접 충돌을 회피한 독일의 전술 때문에 이번 해전에서 양측을 통틀어 유일하게 침몰당한 함정은 바로 블뤼허였습니다. 블뤼허는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한 체 침몰당하여 792명의 승무원이 전사하고 260명의 승무원이 포로로 잡히는 치욕을 당하여 프로이센을 지켜낸 명장의 이름에 똥칠을 하였습니다. 독일은 이러한 치욕을 잊지 않았고 블뤼허의 이름으로 복수 할 날을 묵묵히 기다렸습니다.
[ 도거뱅크해전 당시 매연을 뿜으며 쾌속 항진하는 HMS Lion 의 극적인 모습 ]
어느덧 세월이 흘러 나찌가 재군비를 선언한지 얼마 되지 않은 1935년 7월, 해군의 재건을 추진하던 독일은 전력 증강의 일환으로 키일 조선소에서 2척의 18,000톤급 최신형 重순양함의 건조에 착수하였습니다. 이 중순양함은 203mm의 대구경함포 8문과 105 mm의 부포 12문으로 중무장하여 제국해군 몰락 후 우여곡절 끝에 재 탄생한 나찌해군 Kriegsmarine ( * 전쟁해군 War Navy 이 맞지만 나찌해군으로 표현하였습니다 ) 의 자랑거리가 되었습니다.
[ 히틀러의 집권과 함께 나찌해군이 서서히 군비를 증강하기 시작하였습니다 ]
제1차 대전 당시 제국해군의 맹장이었던 히페르제독의 이름을 따서 초도함이 히페르제독 Admiral Hipper 함으로 명명된 이 중순양함은 모두 5척이 건조될 예정이었는데 나찌해군의 중간급 주력전투함으로 사용될 예정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야심만만한 중순양함은 제2차 대전이 발발직전인 1939년 8월 25일 취역하였고 함께 건조하던 2번함이 전쟁 발발 후인 9월 20일 전선에 데뷔하였습니다.
[ 히페르급 중순양함 2번함 Blucher 의 진수식 모습 ]
그런데 2번함의 이름이 블뤼허 Blucher 로 명명되었습니다. 아마도 20년 전 제국해군의 마지막 장갑순양함으로 함명을 부여받았지만 위대했던 명장의 이름값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북해 한가운데서 적들에게 일방적으로 공격당하여 비참하게 최후를 맞았던 블뤼허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르겠으나 사라졌던 블뤼허의 이름은 이렇게 다시 한 번 바다 위에 등장하였습니다. ( 계속 ) [ august 의 軍史世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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