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대한민국 探訪

북쪽으로 가는 동해의 끝동네

鶴山 徐 仁 2007. 9. 8. 22:12


자연은 그 자체가 그림이다.
늘 그렇게 생각해왔다.
감히 이 아름다운 자연을 내 보잘 것 없는 스케치북에 옮긴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가슴 앓이다.
더 이상의 가슴앓이는 싫다.
그냥 하얗게 마음을 비우고 볼수 있다는 것이
바로 행복이다.

설레이는 가슴을 겨우 진정시키며
바다라는 광활한 시야를 가슴깊이 호흡해 본다.
평생을 삶이란 아귀다툼속에서 허우적대다가
이렇게 자연으로의 품에서
그 짙은 바닷내음을 맡을 수 있다는 것.
더더구나 이렇게 살아있어 그 향에 취할 수 있다는 것.
고마움에 가슴 적신다.

세월이 겹겹이 쌓일수록 인간은 나약해진다.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는 아쉬움에
모든 사물은 더더욱 아름답게만 느껴져 온다.


동해는 신선하다.
살아서 뛰고 있다는 희열을 느낀다.
그래서 난 동해가 좋다.
친구의 손에 이끌려 난 이렇게 동해로 또 왔다.
가자. 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해변의 끝까지.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북쪽으로 갈 수는 없다.
버스가 갈 수 있는 마지막 종점 동해의 대진항.


대진항 막다른 곳에 우뚝 선 금강산 콘도에
우리는 짐을 풀었다.


콘도 바로 앞에 �쳐저 있는 '무송정'
한폭의 그림이다.


그 무더웠던 8월의 마지막 날.
북쩍대는 인파가 없어서 더욱 좋다.
내일의 만선을 위해 숨을 고르고 있는 걸까?
고요한 정적만이 가득하다.



여행의 또 다른 즐거움은 색다른 음식의 기대감이다.
그 중에서도 동해는 회를 빼놓을 수는 없다.
북쪽을 바라 볼 수 있는 남쪽의 끝동네 대진항의 횟집.
친구는 올 때마다 이 집을 최고로 친다고 했다.
욕쟁이 형님이 직접 횟칼로 쳐내는 순 자연산의 펄떡이는 생선들은
나그네는 그저 신비스럽기만하다.


'취지'라는 생선은 어린아이 손바닥 만한 크기로만 알았다.
그러나 천만에 말씀이다.
사진 아랫쪽의 엄청 큰 놈이 '취지'란다
처음 먹어보는 횟감이다.


마지막 순서인 매운탕.


다음 날 아침 설악산의 권금성을 빼 놓을 순 없다.
그 산세의 위력에 혼을 뺏기지 않을 수 있을까?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오르고도 걸어서 30여분 더 오른다.
숨이 가파오르지만 오랜만의 산행에
만취되어 있어 가슴 그득히 환희만 채워져 있다.
"내 생전에 이번에 마지막일지도 모르잖아"



이른 새벽 어둠을 헤치고 떠 오르는 태양이 신비로운것 처럼
삶에 있어서 인연도 또 하나의 신비다.

오블에서의 내 그림의 왕팬인 그는
내 방에서 늘 그림자도 남기지 않고 왔다가 조용히 나갔다.
그의 손에 이끌려 모처럼 인간미 넘치는 情을 듬뿍 받았다.